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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순 경기도 신임 기획조정실장…'여성 최초'
- (수원=연합뉴스) 24일부터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으로 일하는 이화순(53)씨. 여성이 기획조정실장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실장은 도청 사무실에서 "여성공무원은 'handicap'이 아닌 'advantage'"라고 말했다. 2014.03.24 <<지방기사 참조>>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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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학 전공한 기술고시 출신…구청장·부단체장·도시주택실장 역임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이제 '여성 최초'라는 꼬리표가 생소하지 않아야 하는데 여전히 낯설다.
경기도에서는 11년 넘게 이 말이 그림자처럼 그녀를 따라다닌다. 지난 2003년 2월 성남시 수정구청장이 시작이다.
1년 만에 다시 의왕 부시장이 되면서 '경기도내 첫 여성 부단체장'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기사가 났다.
이어 경기도 도시주택국장, 건설본부장, 주거대책본부장을 거쳐 승진해 경기도 최초 여성 도시주택실장이 됐다.
2012년 3월 5일 1989년부터 집처럼 생활해온 경기도를 처음으로 떠나 국토해양부 기술안전정책관으로 발령받았다.
이어 올 2월부터 한 달간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으로 일하다 드디어 친정집인 경기도로 돌아왔다.
또다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으로 24일부터 일을 하기 시작한 이화순(53) 씨.
그의 경력은 특이하다.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4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당시 여성이 건축공학을 공부하는 것도, 건설사에 들어가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1986년 2차 석유파동으로 중동 건설시장이 흔들리면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자 사표를 던졌다. 이후 1년 만에 기술고시에 합격하고 1989년부터 경기도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경기도청 건물이나 사무실은 물론 오랜만에 만나는 공무원, 기자들도 그에게는 낯설지가 않고 편안하다.
연합뉴스가 만난 이 실장은 여전히 차분하고 조용조용하다.
"중앙부처에서 보는 시각과 경기도의 입장을 종합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 기획조정실장으로서의 각오를 이렇게 대답했다.
중앙부처가 바라보는 경기도에 대한 시각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One of them"이라고 답했다.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큰 자치단체이고, 경기도가 잘 되면 나라 전체가 잘 되기 때문에 수도권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은 다분히 경기도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중앙정부는 다른 광역 자치단체와 똑같은 한 곳으로 경기도를 바라보고 똑같은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경기도가 잘 살면 다른 비수도권이 문제가 생긴다는 논리가 아닌 '경기도와 비수도권의 상생'에 주안점을 두고 수도권 규제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것이 이 실장의 생각이다.
최근 대통령까지 나서서 규제개선, 규제개혁에 힘을 쏟는 분위기가 경기도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여서 잘 활용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재정악화로 올해 경기도 가용예산이 4천789억원인 것은 그에게 큰 부담이다.
이 실장은 "한정된 재원이지만 경기도민을 키워드로 두고 짜임새 있게 예산을 집행해야 할 것 같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성 후배 공무원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해 달라고 요구하자 그는 "여성공무원은 'handicap'이 아닌 'advantage'"라고 힘주어 말했다.
"요즘 들어오는 여성 사무관은 예리하면서도 판단력이 좋다. 일을 너무 잘한다. 내가 지금 다시 시험을 보면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4 15: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