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김정희 시인의 시 ‘어둠에서 길을 찾다’
벌써 가을 기운이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이젠 글을 짓고 또 많이 읽을 계절이 오고 있는 것이다.
어둠과 빛을 배경으로 한 김정희 시인의 시 한 편을 감상해 보자.
고독과 우울이 혼합하는 요즘 세태에 시인의 주옥같은 시가 잠시라도 휴식과 위안이 되리라.
어둠에서 길을 찾다
김정희
나는
태양과 백열등 아래에서 길을 잃었다
밤과 낮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스쳐가는 어둠에게 길을 묻고
빛의 부재를 기다리다 허물어 진다
백골로 누운 밤에 비가 내린다
바람이 어둠을 밀고 나오면
나는 비로소 어둠을 먹고 빛을 토해 낸다
하얗게 굳어진 몸 나를 태워
가는 너의 뒷모습이나 밝혀 줄까
빛무리에 눈물이 흘러 내린다
나의 길을 어둠으로 찾았던 것처럼
나를 태워 누군가의 길을 밝힐 수만 있다면
내 눈물쯤 기꺼이 흘리리라
태양에 하얀 흔적만 남길 나
한 줄기 빛으로 나를 기억해 준다면
그것 하나로 족한 거지
어둠은 나를 또 울게 하지만.
김정희 프로필
아호:徽月(휘월)/경북 울진출생/한국문학작가회 시부문 등단/한국문학작가회 정회원/한국문학작가회 대경지회장/ 시와달빛문학작가협회 부회장/시와달빛동인회 정회원/문학愛 정회원
공저 :『심상의 지느러미』『푸르름 한 올 그리다』『눈물만큼 작은 하늘』『꾼과쟁이』『창』
[스포츠닷컴 심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