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좀 못하면 어때? 유쾌한 여성 듀엣 송은이 김숙
얼마 전 어느 신인 여성 듀엣(?)이 디지털 싱글을 하나 발표했다. 제목은 '3도'. 이 곡의 주인공 더블V(더블브이)는 가수가 아닌, 개그우먼 및 방송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콤비 송은이와 김숙이다. 17년 전 일부 음악 팬들로 부터 나름 명곡(?) 대접을 받는 '상상'을 발표했던 송은이. 12년 전 일명 '난다 김' 명의로 트로트 음반을 내놓았고, 지난해와 올해엔 음원 순위 1위에도 올랐던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속 프로젝트 걸그룹 '언니쓰'의 멤버 김숙. 이 두 사람은 올 한해 여러 방면에서 인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기 팟캐스트 <비밀보장>, 공중파로도 진출한 <김생민의 영수증>, 2년 넘게 진행 중인 SBS <언니네 라디오> DJ로 찰떡궁합을 선보이는 이 두 사람이 또 한 번의 유쾌한 도전에 나섰다. <언니네 라디오> 속 작은 코너 "3도 화음 퀴즈"의 연장 선상에 놓인 이 노래는 사실 음악적인 면만 놓고 보면 크게 평가할 부분은 없는 곡이다. 각각 여러 차례 음반 및 음원을 발표했던 두 사람이지만 엄청난 가창력 또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전문 음악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목처럼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3도 화음의 구성으로만 유지되는, 7080 감성 혹은 복음성가의 분위기를 담은 포크송 '3도'는 얼핏 여타 예능인들이 내놓는 코믹송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 곡의 가사는 작곡/편곡까지 도맡은 싱어송라이터 일리노 J의 몫이지만 실제론 송은이, 김숙 두 사람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숨겨진 의미가 빼곡히 담겨 있다. "3도~ 그 안에 기쁨이, 그 안에 행복이, 그 안에 눈물이..." 등으로 이뤄진 가사는 3도 화음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기쁨, 행복, 눈물 등 희로애락이 있음을 은유적으로 이야기한다. 즉, "3"이라는 숫자는 "삶(Life)"의 중의적 표현이 아닐까? 이는 이 곡이 단순히 웃기는 목적의 노래만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우스꽝스러운 가발 + 분장을 한 채 직장인, 노래방 손님, DJ 등 다양한 인물로 등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대중들의 조언자이자 즐거움을 주는 방송인 송은이-김숙의 현재를 반영한다. 곡의 후반부 할머니 분장을 하고 행복한 표정 속에 관 속에서 눈을 감는 이들의 마지막 모습은 먼 훗날까지도 큰 웃음을 드리겠다는 더블V 나름의 다짐, 약속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록 가수로선 부족한 부분이 많은 노래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위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데뷔곡(?) '3도'는 기대 이상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스포츠닷컴 방송연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