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는 경쟁력…다문화, 약점 아닌 강점으로 키울 것"
서울시장 후보설에는 "올해 할 일 많아서…아닐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사회·경제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선 다문화사회의 실질적 사회 통합이 필수입니다.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의 자원으로 자리 잡고 다문화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관계부처와 다문화가족 정책 개선안을 발표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17일 연합뉴스와 신년의 인터뷰에서 '다문화'가 구별 또는 차별로 인식된다는 지적에 "실질적 수혜자 입장에서 그런 우려가 없도록 정책을 다져 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로마제국이 번영하고 고구려가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민족을 융합시키고 그 문화를 포괄해 낸 다양성과 개방성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아직도 산 정상엔 만년설이 있다"며 "여러 군데서 크랙(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 그를 지목해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설'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올해 여성가족부 할 일이 많고, 내가 경험한 어려움이 우리 딸들에게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면서 "아닐 것 같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다문화가족 정책 개선안은 어떤 의미가 있나.
▲ 그동안 부처 간 중복 사업, 협조 체계 미흡 등으로 비효율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다문화가족을 보호지원 대상으로 여기고 접근하는 데 따른 내국인과의 역차별 문제, 수요자 특성에 맞는 지원의 미흡 등의 지적이 있었다. 부처 간 의견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국무총리실이 주도적으로 조정하고 각 부처의 공감이 있었기에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에 다문화가족을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로 포용 지원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향후 다문화가족의 긍정적 역량을 잘 키워서 사회에 기여하고 실질적 사회 통합을 이루는 데 필요한 정책도 개발해야 한다.
-- 개선안에 포함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해 권역별로 15차례 간담회를 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가 각각 운영되면서 정책 수혜 대상자가 중복되는 현상 등이 발생했다. 통합이 되면 가족정책 본연의 기능 회복과 한부모, 미혼, 조손가족, 탈북가족 등 사각지대에 놓인 정책 수혜 대상자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 등이 가능하리라 본다. 부처 협업을 위해 4개 핵심과제별로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관련 정보도 공유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가 개선안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다문화'라는 용어가 학교에서 차별을 유발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 인식개선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다문화에 대한 수용성 지수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다문화라는 말이 있는 것 자체가 사람들을 분리 또는 차별한다는 의견에는 분명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 실질적 수혜자 입장에서 그런 우려가 없도록 정책을 다져서 단단하게 하겠다. 특히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해선 미래 인재로 인식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
-- '다문화'가 사회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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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여성가족부 장관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1.20 ksujin@yna.co.kr
▲ 다문화는 사회에 다양성을 심어주고, 우리가 더욱 넓은 시야를 갖출 수 있게 해 주는 힘을 줄 것이다. 로마제국이 번영하고 고구려가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민족을 융합시키고 그 문화를 포괄해 낸 다양성과 개방성 때문이다. 오늘날 '차이'는 중요한 경쟁력이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서도 차이가 '힘'이 될 수 있도록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문화가족의 잠재력과 힘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고 더 넓고 강한 한국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주민 문제가 각국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의 다문화정책 방향은.
▲ 세계화 시대에 사회·경제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선 다문화사회의 실질적 사회 통합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다문화가족이 보호 지원 대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자원으로 자리 잡고 일반 국민과 구별되지 않도록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로 복지지원 체계를 만들어가려 한다. 다문화가 더이상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 작년에 고군분투하면서 여러 장관께 여성 고용과 여성 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협조를 구했다. 회의 때마다 협조를 구하는 게 힘들더라. 올해는 첫 국무회의 때 대통령께서 여성정책의 중요성을 오랜 시간 강조해 주셨다.
-- 요즘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 이제 공기업 등에서 여성 임원을 적극적으로 발탁할 필요가 있다. 요즘 어느 기관에서 첫 여성 고위직이 나왔다고 하면 기쁘다. 그럴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기쁘다. 제가 산 정상엔 아직 만년설이 있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여러 군데에서 크랙(금)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에게 기회를 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어떻게 하면 그러한 역량을 만들 수 있는가를 계획해야 한다. 기업에 관련 사례를 알려주고 독려해야 한다.
-- 서울시장 선거 후보설이 있는데.
▲ 아닐 것 같다. 지금 할 일이 너무 많다. 작년에 레일을 깔았으니 올해는 진짜로 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일을 모두 좋아했지만, 현재 하는 일이 참으로 보람 있다. 일하는 엄마로 아이 키우면서 느꼈던 어려움들이 우리 딸들한테 반복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또 있을까 싶다.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다.
-- 22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연차총회에 참가한다.
▲ 대통령 수행단으로 여가부 장관이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性) 격차 지수(GGI)를 발표하는 WEF와 업무 협약을 맺은 뒤 국내에서 정부, 연구기관, 기업 등과 협의체를 발족할 예정이다 (지난해 WEF 발표에서 한국의 GGI는 136개국 가운데 111위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0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