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기황후' 기승냥 역
(고양=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아이를 임신하고 동굴에서 낳는 장면을 찍을 때는 거의 혼절 직전까지 갔었어요. 두꺼운 얼음을 깨고 안에 들어가서 연기를 했었는데 온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죠."
20일 오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월화극 '기황후'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기승냥 역을 맡아 열연중인 배우 하지원(36)은 "굉장히 극한 상황에서 감정 연기를 하기가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아빠가 없는 아이를 임신하고 입덧까지 하는 연기를 하다보니 많이 예민했었다. 임신 상태의 표현이 어설프면 안 될 것 같아 걱정도 했는데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도 드러냈다.
'기황후'는 실제 역사 속 인물인 기황후의 삶을 다룬 50부작 팩션 사극. 고려 출신 기황후는 칭기즈칸이 세운 원나라에서 황후에 올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다.
드라마에서 하지원은 주인공 기승냥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검객으로 변신해 날카로운 눈빛을 내뿜고, 백발백중의 활솜씨로 다른 남자 캐릭터를 돕기도 한다.
작품은 초반 역사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20%를 넘으며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큰 스케일이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다뤄지지 않은 생소한 이야기라서 새롭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원나라에서 살아가는 고려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 드라마속 멜로와 정치, 굉장히 빠른 이야기 전개 덕분에 재밌게 봐주시는 것이 아닐까요."
그는 이어 "예전에 '황진이'라는 작품을 했을 때 많은 여성분들이 대리만족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측면이 기황후라는 캐릭터에게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여성 시청자가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듯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벌어졌다. 최근 기승냥의 출산에 대해서도 실제 역사와 동떨어진 설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에 대해 물으니 정공법으로 돌파한다.
그는 "촬영에 집중하고 있어서 논란이 계속인지 잦아들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시청자들께서 더 극적이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도록 아이나 왕유(주진모 분)와 같이 가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보였다.
최근 월·화요일은 하지원이, 수·목요일은 전지현(별에서 온 그대)이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작년에 이어 30대 여배우의 기세가 계속 이어지는 것. 바쁜 일정 속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냐고 묻자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투정을 부린다
"정말 피부과 가서 (관리) 받고 싶어요.(웃음) 한 달에 한 번 갈 시간도 없어요. 저는 피부의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엄청난 양의 과일과 견과류를 챙겨 먹어요. 싱그러움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하하"
이날 23회가 방송되는 드라마는 이제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청률 목표를 묻자 "한 회 한 회 조금씩 오르면 좋겠다"며 소박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바람을 드러냈다.
"이제 정말 '기황후'의 새로운 제2막이 시작됩니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0 15:5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