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은 클래식의 대중화를 앞장서 주도하고 있는 ‘슈퍼스타’다. 그는 지난 6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현재 독일 뮌헨에 거주 중인 그는 15일과 20일 각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에서 처음 갖는 독주회다. 이어 오는 21일에는 서울 강남 논현동의 클럽인 옥타곤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17일(수원)·18일(광주)·25일(대구)에도 관객들을 만난다.
국내 팬들로서는 선우예권의 연주를 눈앞에서 만끽할 ‘매직 위크’가 이어지는 셈이다. 그의 일상은 지난 6월 콩쿠르 우승 이후 180도 달라졌다. 한 달에만 여러 대륙을 넘나들며 14~15개 도시에서 연주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벌써 2019년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 잡혀 있다. 16일부터는 JTBC 예능 프로그램인 ‘이방인’에서 무대 뒤의 소탈하고 평범한 모습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주변 시선에 대한) 관심이 덜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누가 뭐라 해도 그냥 제가 갈 길에 전념하면서 나 자신을 믿고 걸어가는 성향”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는 순간 책임감과 부담감이 뒤따르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승을 통해 실력을) 한번은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책임의식은 갖되 부담감은 버리고 음악에만 몰두하려고 해요.” 그는 “감정이라는 것은 공유하고 공존할 때 더 커지듯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연주자가 많이 있다는 사실이 제게도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한다”며 “어린 후배들이 더 큰 길을 열어가는 데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선우예권은 15·20일 공연의 프로그램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들로 구성했다. 15일에는 그레인저의 ‘장미의 기사’ 중 사랑의 듀엣,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9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한다. 20일에는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다장조,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제6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등을 선보인다. 자신의 앨범 수록곡이기도 한 라벨의 ‘라발스’는 이틀 간의 공연 레퍼토리에 모두 포함됐다. 그는 “콩쿠르 레퍼토리들은 다 소중하다”며 “슬픈 여운을 길게 남기는 슈베르트는 특히 좋아하는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연주하면 관객들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포츠닷컴 문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