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신념(베스트셀러를 말하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승리를 이끈 영웅이었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무능했다는 평을 받는 미국 제18대 대통령 율리시스 심프슨 그랜트(Ulysses S. Grant·1869~1877년 재임). 그의 평전이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논픽션 부문 베스트 셀러 1위에 올랐다.
'해밀턴'의 저자로, 현존하는 최고 전기 작가로 꼽히는 론 처노가 왜 하필 지금 그랜트를 주목했는지 파악하면 이 책의 포인트가 보인다. 처노는 지극히 정직했던 그랜트가 각료들을 장악하지 못해 각종 스캔들을 양산, '부정부패'의 동의어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은 슬픈 아이러니라고 지적한다.
그랜트는 많은 작은 것을 놓쳤지만 큰 것 하나는 알았다고 진단한다. 통일을 유지하고 해방된 노예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그의 핵심 임무라는 점 말이다. 그랜트는 남북전쟁 후 테러 조직으로 타락한 백인 우월주의 집단 KKK 단속법을 만들어 조직을 사실상 괴멸시켰고, 역사상 가장 많은 흑인을 정부 모든 부서에 걸쳐 기용했으며 흑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했다. 처노는 분열과 불평등이 심화되는 오늘날, 정의에 대한 확고한 그랜트의 신념과 용기를 재조명했다. 미국인들이 그랜트의 신념에 열광하고 있다.
스포츠닷컴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