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선영씨 "독도에 대한 열정 후대에 이어져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독도 관련 기록 수집에 평생을 바친 아버지의 뜻이 후대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아버지의 정신을 추모하고 업적을 알리는 기념사업회를 꼭 설립할 생각입니다."
초대 독도박물관장인 서지학자 고(故) 사운(史芸) 이종학(李鍾學·1927~2002)은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여럿 발굴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부당함을 알리는 데 일생을 바친 인물이다.
그는 지난 14일 동북아역사재단이 시상한 제5회 '독도상'에서 '독도사랑상' 수상자가 됐다. 고인을 대신해 딸 선영(45)씨가 상을 받았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만난 선영씨는 "아버지의 기증 자료가 전시된 수원박물관 쪽에서도 기념사업회 설립 얘기가 나왔다"며 "지금은 내가 경험이 부족하고, 과거 아버지의 일을 오랫동안 도운 작은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아 미루고 있지만 상황이 되는 대로 사업회 설립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인이 국내는 물론 일본을 50여 차례나 드나들며 수집한 독도 관련 사료는 국내 유일 영토박물관인 경북 울릉군 독도박물관 건립의 밑바탕이 됐다.
그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의 근거로 제시한 '시마네현 고시 제40호'가 실제로는 고시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내는가 하면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일본 측 주장이 허구임을 일본 고서적을 통해 입증하는 등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숱하게 발굴했다.
선영씨는 아버지의 혼이 서린 독도박물관이 지리적으로 먼 곳에 있어 아버지의 유산과 정신이 널리 알려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국내에 독도 문제를 다루는 기관이 여러 곳 있는데, 연구가 개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관련 자료를 서로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영씨는 고인의 생전 모습에 대해 "아버지는 독도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기 전부터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며 "자료가 있다는 연락이 오면 어디든 갈 정도로 열의가 컸고 특히 일본 자료 수집에 굉장히 열정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일본을 방문했을 때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여 돌아오라'라고 적힌 팻말이 있는 관청에 가서 현지 공무원들과 언쟁하면서도 신변에 닥칠지 모를 위험 따위는 신경도 안 쓸 정도로 대범한 분이었죠."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5 07: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