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택시운전사〉실화,실화의 재구성일까? 어떤 말이 맞을까?
1980년 5월 21일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금남로에 버려진 차량들. 항의시위에 사용되었던 택시 버스 등 많은 차량들이 파손된 채 거리에 방치되어 있다.
송강호 주연의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 돌풍을 이어 가고 있다. 〈택시운전사〉 제작진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에 두었다고 주장한다. 영화 첫 장면에도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는 검정 바탕에 흰색 자막이 나온다.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영화 〈변호인〉(2013)은 ‘실제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하였으나 허구임을 밝힌다’는 자막이 나온다. 10년 전 개봉된 광주 5·18을 다룬 〈화려한 휴가〉(2007) 역시 ‘실제 사건을 극화했다’고 밝히고 있다.
〈변호인〉이 ‘허구’, 〈화려한 휴가〉가 ‘극화’라며 픽션의 느낌을 확실히 주지만 〈택시운전사〉는 ‘실화의 재구성’이라는 다소 모호하고, 팩트에 가깝게, 허구적인 느낌이 덜 주는 장치를 썼다.
‘실화의 재구성’은 어떤 뜻일까. 사실을 뼈대로 그 사이에 작가의 의도를 담은 살을 집어넣어 하나의 사실관계를 재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택시운전사〉는 다큐가 아니라 허구를 바탕으로 한 창작물이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지, 정색을 하고서 사실이란 잣대를 들이대선 곤란하다. 다만 영화 제작사 측이 ‘실화의 재구성’이라고 한 이상 팩트와 픽션, 뼈대와 살을 구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스포츠닷컴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