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수퍼배드3
악당 ‘그루’ 앞에 난생처음 쌍둥이 동생 ‘드루’가 나타났다. 대머리에 새까만 옷을 즐겨 입는 프로 악당인 형과 달리 동생은 찰랑거리는 금발머리에 흰 옷을 즐겨 입는, 아직은 아마추어 악당이다. 일루미네이션은 잠재웠던 악당 본능을 끄집어내는 ‘그루’와 그런 형을 보조하며 새로운 주인공으로 나서는 ‘드루’의 어드벤처로 <슈퍼배드>(2010) 시리즈의 확장을 꾀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 너무 공을 들인 탓일까. 두 형제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아내 ‘루시’와 세 딸이 애정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 ‘그루’의 곁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미니언즈의 에피소드까지 제각기 따로 놀고 만다. 매끄러운 이야기보다는 신선한 설정과 캐릭터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매력이 장점인 시리즈라지만, 전편보다도 긴밀하지 못한 구성에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죄수복 입은 미니언즈가 온몸으로 내뿜는 귀여움은 아직까지는 만끽할 만하다. <슈퍼배드2>(2013)에 애교스럽게 곁들여진 곡 ‘Happy’(2014)를 흥행시킨 퍼렐 윌리엄스가 이번에도 사운드트랙을 맡았다.
스포츠닷컴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