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막' 명칭 오해, 성관계 여부 구분하는 기준 아니다
질막은 약간의 구멍을 두고 질을 감싸고 있으며, 도넛이나 초승달 등 개인마다 모양과 크기도 천차만별이다. 구멍이 여러 개 나있는 그물망 모양도 있고, 구멍 가운데 피질이 약간 남아 있는 것도 있다.
처녀막(질막)은 여성의 성관계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 답은 당연히 ‘NO’다.
“처음 성관계 할 때 처녀막이 뚫린다면서?” “처녀막 찢어지면 ‘푹’ 소리가 난다던데….” 요상한 괴담과도 같은 이야기지만,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게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가짜’ 정보는 모두 ‘처녀막’이라는 명칭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심지어 조선시대엔 첫날밤에 혈흔이 없으면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붉은 피를 본다는 뜻인 ‘견홍(見紅)’을 하지 못한 신랑 측의 파혼이 부당하다며 부인 측이 상소를 올리는 일도 있었다. 질막에 대한 왜곡된 시각은 해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처녀막의 영문 명칭인 ‘하이멘(hymen)’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결혼의 신의 이름 ‘휘멘’에서 유래했다. 하이멘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처녀의 막(virginal membrane)을 의미한다. 결혼 전까지 처녀막을 잘 지키고 있다가 첫날밤에 남편에게 넘겨준다는 의미에서 보여주듯, 과거에는 처녀막을 처녀의 상징이나 정조의 징표로 사용해 여성에게 ‘처녀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질막은 얇은 막에 불과해 체육활동이나 자위행위, 질 세척, 가벼운 낙상만으로도 일부 자연 소실되곤 한다. 질막은 질 입구를 부분적 혹은 완전히 폐쇄하는 주름 또는 막 모양의 섬유조직이다. 질 입구 바깥쪽 둘레에 붙어있는 피질층으로, 질 입구의 경계를 이루는 얇은 막일 뿐이다. 약간의 구멍을 두고 질을 감싸고 있으며, 도넛이나 초승달 등 개인마다 모양과 크기도 천차만별이다. 만약 질막이 질을 완전히 뒤덮고 있을 경우(처녀막 폐쇄증) 질액이나 월경혈이 배출되지 못하기 때문에 개복수술을 받아야 한다.
월경컵 정보 블로그 운영자 ‘테라’는 “처녀막은 남자가 처녀를 감별하기 위해 있는 처녀 증명서가 아니다”라며 “초경 이전 영유아의 질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신체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부터 구멍이 뻥 뚫린 라텍스 고무막을 생각하면 질막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질막은 입술 안쪽 같은 인체 피질층이라 유연하게 늘어나고 생각보다 질기고 튼튼하다”며 “모양도 다양하다. 구멍이 여러 개 나있는 그물망 모양도 있고, 구멍 가운데 피질이 약간 남아 있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닷컴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