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이 홍콩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29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올해 홍콩 경매가 예년보다 잘 돼 수수료 매출이 늘었다"며 "처음으로 홍콩 법인에서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옥션은 2008년 7월 아시아 경매사로는 처음으로 홍콩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같은 해 10월 첫 경매를 실시한 이래로 매년 5월과 11월 홍콩에서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경매를 하는데 최소 6억~8억원의 비용이 드는데다 현지 법인의 인건비를 비롯한 각종 고정 비용 등 때문에 그동안 사실상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경매를 잘해봐야 겨우 본전을 찾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1월 열린 홍콩 경매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토마토와 추상'(Tomato and Abstraction)이 올 한해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26억4천만원(1천929만 홍콩달러)에 판매되는 등 올해 들어 호조를 띄기 시작했다.
이 경매에서 중국 현대 미술의 거장 산유의 '하얀 꽃병에 분홍장미'도 1천89만 홍콩달러(한화 약 14억9천198만원)에 팔려 국내 미술품 경매액 2위를 차지했다.
서울옥션 측은 "구체적인 순익은 내년 초에 최종 집계해봐야 알겠지만 세계적 규모의 홍콩 미술시장에 걸맞은 좋은 작품의 수급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홍콩 법인의 매출 증가와 신뢰도 상승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김환기와 김창열 등 국내 주요 작가에 대한 해외 컬렉터의 관심이 커지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꾸준히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서울옥션 측은 "흑자 전환으로 본격적인 안정 궤도에 진입하며 국내외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칠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아시아 시장 내 한국 미술품 경매사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선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9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