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난해 개관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26일 개관 1주년을 맞아 올해 수집한 자료 가운데 일부를 선보였다.
올해에는 박물관이 구입한 자료 9천680점과 기증받은 자료 2천352점 등 1만2천32점이 새로 입수돼 12월 현재까지 5만2천456점이 확보됐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것은 올해 수집된 자료 중 일부로, 김성환 화백의 만화 '고바우 영감' 등 10종이다.
'고바우 영감'은 김 화백이 동아일보·조선일보·문화일보에 50년간 1만4천139회에 걸쳐 연재한 한국 최장수 시사만화다. 박물관은 김 화백이 소장하던 원화 가운데 7천600여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는 전두환 신군부의 검열로 신문에 실리지 못한 56점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1979년 12·12 쿠데타 직후인 12월17일자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된 10·26 사태를 보도하는 TV 뉴스에서 '만찬 참석 두 여성 증언, '버러지같은 놈' 하며 쐈다'는 내용이 나온다. 고바우 영감이 함께 뉴스를 보던 딸에게 "넌 가서 책이나 보라"고 하자 딸은 방으로 들어가 곤충 사전을 편다.
이 작품은 계엄사령부 검열에 걸려 신문에 실리지 못했다.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비밀리에 화폐개혁을 준비하며 작성하고 주고받은 암호전문 등 각종 문서와 분석자료도 이번에 공개됐다.
윤형섭 전 교육부 장관은 자신이 소장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휘호 '의치병세'(醫治病世·병든 세상을 잘 치료하고 다스리라)를 박물관에 제공했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독일에서 한국으로 송환된 김종대 전 단국대 인문대학장은 당시 이 사건을 보도한 독일 언론 기사, 지인들이 현지에서 한국으로 보낸 편지 등을 기증했다.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하다 해방 이후 납북된 현경섭의 공연기록 일기와 악극단 계약문서, 미공개 SP 음반 등 유품 260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임응식·전민조의 사진작품,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 등 문화 분야 자료도 선보였다.
이밖에 1892년 조선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간 체결된 '조오수호통상조약문' 필사본, 1970년대 한국에서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기증한 사진과 신분증 등도 공개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방문자는 지난 19일을 기해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김왕식 관장은 "앞으로도 정치·경제·사회·대중문화 등 근현대의 분야별 자료를 적극 발굴해 대한민국 대표 근현대사 박물관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컬렉션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6 14:4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