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브라보! 브라보!"
지난 26일 인도 수도 뉴델리 시내 시리포트 극장. 객석 1천900석을 모두 메운 인도 학생들은 연신 환호를 보내고 손뼉을 쳐댔다.
국립발레단(단장 최태지)은 한국과 인도간 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펼쳤다.
무용수 40명은 이날 1시간여 동안 고구려 왕자 호동과 낙랑국 공주 사이의 비극적 사랑을 소재로 한 창작 발레 '왕자호동', 박진감 넘치는 춤이 이어지는 '돈키호테', 낭만 발레의 대명사 '지젤' 등의 주요 장면을 그려냈다.
인도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하는 '라 바야데르'의 황금신상과 북춤도 선보였다.
관객들은 남성 무용수가 여성 상대역을 번쩍 들어올리거나 무용수들이 묘기에 가까운 춤솜씨를 보일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특히 지젤 공연에선 여성 무용수들이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흰 옷을 차려입고 사뿐사뿐 춤을 추며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객석 맨 앞 줄에 앉아 단원들의 공연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최 단장도 연방 '브라보'를 외쳤다.
공연이 끝나자 전체 관객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뉴델리에 사는 미타 샤르마(14·여)는 "정말로 멋진 공연이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발레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국립발레단의 인도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행사가 수교 4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인도간 우호증진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과거에는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발레를 배웠지만 이제는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발레를 가르쳐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립발레단을 초청한 인도주재 한국문화원의 김금평 원장은 인사말에서 "인도의 고대왕국 중 하나인 아유타국의 허황옥 공주가 한반도로 건너가서 김수로 왕과 결혼해 한국와 인도는 '친척지간'"이라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국립발레단은 2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인도 일반인을 상대로 공연을 펼쳤다.
지난 24일 뉴델리에 도착한 국립발레단은 오는 30일 귀국한다.
국립발레단은 여느 해외공연때처럼 뉴델리에서도 학교를 찾아가거나 극장으로 현지학생들을 불러 '발레교실'을 열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8 15: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