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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서울 올라온 팔도촌놈들 얘기죠"

posted Oct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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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첫 방송…신원호 PD "90년대 청춘에 바치는 위로"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응답하라 1997'의 메인 테마가 '빠순이'(스타를 쫓아다니는 여학생을 일컫는 속어) 문화였다면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상경한 촌놈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는 18일 오후 8시 50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첫 방송을 한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7'의 성공에 이어 시리즈 2탄 '응답하라 1994'를 연출하는 신원호(38) PD는 17일 여의도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엔 서울에 올라온 촌놈들의 이야기다. 농구대잔치와 서태지와 아이들 팬 문화는 시대 감을 불러오고 캐릭터를 강화하는 소재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답하라 1994'는 전국팔도에서 상경한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상경기다. 여기에 94학번 새내기들의 캠퍼스 생활을 주축으로 농구대잔치, 서태지와아이들 신드롬 등 1994년 일어난 사회적인 이슈가 다뤄지며 추억을 자극한다.

 

지난해 1990년대 문화를 재조명하는 복고 열풍을 불러온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제작진인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한 덕에 대중의 기대가 한껏 높아진 상황.

 

신 PD는 "속편은 다들 하기 싫어해서 같은 PD와 작가가 연출한 게 거의 없다"며 "그러나 '응답하라 1997'은 우리가 만든 작품이어서 이기려 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래서 무리수를 두지 않고 전작이 그리워서 보는 분들에게 익숙한 코드가 될 정서를 이어갈 생각이다. 그러나 닮았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답하라 1997'이 부산을 배경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들이 등장한 반면 이번에는 다양한 지방 출신들이 주요 배역으로 나선다.

 

경남 마산 출신이자 농구스타 이상민 '빠순이' 성나정(고아라 분), 나정과 투닥거리지만 속깊은 경상도 남자 '쓰레기'(정우), 7명의 주인공 중 유일하게 서울 출신인 야구 선수 칠봉이(유연석), 경남 삼천포에서 올라온 '삼천포'(김성균), 전남 순천에서 오렌지족 소리를 듣던 '해태'(손호준), 충북 괴산 출신의 바른 생활 사나이 '빙그레'(바로), 전남 여수 출신으로 서태지 '빠순이'인 조윤진(민도희)이다.

 

전작에 출연한 성동일과 이일화가 이들이 모여든 하숙집 주인이자 나정의 부모로 활약한다.

 

신 PD는 여주인공 고아라에 대해 "고아라가 출연한 몇몇 작품이 잘 안되다 보니 '연기가 안 좋은 친구'로 돼 있더라"며 "그러나 연기가 나쁘지 않다. 그래서 그 이미지를 뒤집으면 갑절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특히 본인이 화장품 광고 찍고 화보 촬영하는 여배우의 이미지를 깨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실제는 털털하고 착하다. 선입견을 뒤집어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또 쓰레기 역의 정우는 생활 연기가 자연스러운 배우여서 쓰레기의 허술한 캐릭터와 잘 어울려 주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몸에 밴 듯한 자연스러운 팔도 사투리는 필수.

 

신 PD는 "캐릭터에 맞고 사투리를 네이티브로 쓸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며 "또 경상도 출신인 이우정 작가를 비롯해 작가진에 순천, 여수 등 여러 지역 출신들이 있다. 출연진이 각 지역 사투리로 치고받는 장면에선 애드리브로 한방에 소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전작에서처럼 시대 감을 부각시킬 카메오와 '깨알' 같은 소품, 배경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카메오로는 1990년대 연세대 농구부 출신 스타 문경은, 우지원, 김훈 등이 등장한다.

 

배경 음악은 서태지와아이들 음악 등 1994년 전후의 음악이 깔린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선곡해 그 시절이 생각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소품은 소홀할 경우 옥에 티가 돼 미술팀과 충실히 챙기고 있다고 한다.

 

신 PD는 1990년대를 조명하는 이유에 대해 "내가 94학번이고 젊은 시절을 보낸 시기여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199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내고 IMF 등을 겪은 사람들이 20년을 잘 견뎌내 살고 있다는 동지감이 있는데 이들에게 바치는 위로이자 '저런 시절이 있었지'란 회상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더불어 1990년대를 모르는 친구들도 이런 이야기는 현재에도 분명히 일어날 수 있으니 공감될 것"이라고 의의를 짚었다.

 

또 KBS 예능 PD 출신으로 드라마를 연출하는 만큼 "우리가 가진 강점은 예능감"이라며 "예능 PD가 만든 드라마여서 힘을 가질 수 있는 거지 드라마를 만드는 재능이 있는 건 아니다. 기존 드라마, 영화 작법을 흉내 내지 않고 깨려 한다. '딴따라' 식대로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tvN은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응답하라 1994'를 파격적으로 편성했다. '응답하라 1997'이 매주 화요일 밤 11시 방송됐지만, 이번에는 매주 금·토 오후 8시 50분으로 주 2회로 편성하고 시간대도 옮겼다.

 

신 PD는 "전작이 미니시리즈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따뜻한 주말극의 정서와 닮아있다"며 "요즘은 주 5일이 정착돼 토·일보다 금·토가 더 주말 개념에 가깝다. 그래서 금·토의 여느 주말극이 방송되는 시간대로 편성됐다"고 설명했다.

 

연타석 홈런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그는 첫 방송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누가 지켜보는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보란 듯이 보여줘야 하는데 '안되면 어떡하지'란 고민이 많았다. 지난해 순수한 마음이 퇴색된 것이다. 그래서 초심으로 하기로 마음먹었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다. 지난해부터 계속 드라마를 찍고 있는 기분"이라고 웃었다.

 

이어 "시리즈의 후속작이니 '응답하라 1997'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스토리, 연기자, 연출 등 분명히 다른 작품이지만 같은 마음으로 만들었으니 전작처럼 사랑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mim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7 20: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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