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익숙했던 국회 국정감사장 책상 위의 수북한 자료는 이제 옛 풍경이 됐다.
국감에 나선 여야 의원들이 최신형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갖추고 실시간으로 메일과 뉴스를 검색하거나 자신들의 질의자료를 검토하면서 종이는 갈수록 '무용지물'이 돼가고 있다.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의 페이스북 '친구'나 트위터 '팔로어'로 탄탄한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의원들은 감사의 소재도 이런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서울 소재 갑상선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의사, 환경미화원 등이 일반인 허용기준 대비 최소 2.4배∼최대 10배의 방사선에 피폭된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 제보받았다.
또 다른 의원은 의원회관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대신 태블릿PC를 '이동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보좌진이 각종 발표 자료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면 이를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은 의원이든 직원이든 누구라도 직접 사이버상에서 수정해 업무 속도를 대폭 올렸다.
그러나 의원 보좌진은 이러한 변화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과거에는 자신이 보좌하는 국회의원이 일단 국감장에 들어서면 한 숨 돌렸지만, 이제는 계속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요구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보좌관 경력 10년의 A씨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이 국감장에서도 계속 언론 기사를 검색하고, 메일을 확인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자료 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면서 "늘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업무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는 여야간 줄다리기 끝에 국감 기간은 줄어든 반면, 피감기관은 사상 최대여서 보좌진의 고충이 더욱 늘었다.
확인되지 않은 SNS의 정보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자료를 만들거나 질의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 '주의령'이 퍼져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4 11: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