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발굴한 팝시장 '큰 손'…"모방은 쓰레기, 싸이 성공도 특별함 덕"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노브레인의 노래가 세계에 통하리라고 봤습니다."
마돈나를 발굴한 세계 음악시장의 '큰 손'인 사이어 레코드사의 창립자 시모어 스타인(Seymour Stein·71)은 11일 마포구 서교동에서 열린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2013)'에서 국내 록밴드 노브레인을 세계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그는 내년 1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스튜디오에서 유명 프로듀서 줄리안 레이먼드와 노브레인의 음반을 제작, 워너뮤직 산하의 사이어 레코드로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뮤콘 2013' 행사장에서 만난 스타인은 "노브레인의 음악을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며 "이렇게 오랜 기간 그들이 한국에서 "노브레인의 퍼포먼스는 매우 독창적(Unique)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보여주는 느낌은 보편적(Universal)이죠."
스타인과 노브레인의 인연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북미 지역 각지에서 쇼케이스를 열던 노브레인을 우연히 본 스타인이 이들에게 관심을 둔 것.
-
- 밴드 노브레인, 시모어 스타인과 손잡고 해외진출
-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밴드 노브레인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GS자이갤러리에서 열린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에서 마돈나를 발굴한 세계적 음반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 워너뮤직 부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스타인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 GS자이갤러리에서 열린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2013)' 기조강연에서 "노브레인과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3.10.11 ksujin@yna.co.kr
노브레인의 설명에 따르면 음악에 흥분했을 때 지팡이를 연방 흔드는 버릇이 있는 스타인이 쇼케이스 공연을 보고 지팡이를 흔들었다. 같은 달 노브레인의 미국 뉴욕 공연에서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스타인은 "이들과 계약하려는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계약한 다른 아티스트와 비슷하다"며 "음악이 너무나 좋았고, 이야기를 나눠 보니 노력하는 친구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브레인은 스타인이 제작을 맡은 첫 번째 한국 아티스트가 된다.
"한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래 아시아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팝 문화가 유입됐죠."
그는 "지금은 한국이 세계화를 일궈낼 매우 훌륭한 시기"라며 "삼성이나 LG 같은 회사들이 소니를 무찌르는 것을 보면 한국은 힘을 가지고 있고, 그 힘을 이용해 좋은 기회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 밴드 노브레인, 시모어 스타인과 손잡고 해외진출
-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밴드 노브레인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GS자이갤러리에서 열린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에서 마돈나를 발굴한 세계적 음반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 워너뮤직 부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스타인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 GS자이갤러리에서 열린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2013)' 기조강연에서 "노브레인과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3.10.11 ksujin@yna.co.kr
그렇다면, 그는 한국과 미국이 팝 문화라는 비슷한 음악적 토양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스타인은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음악은 사람들의 심장과 영혼(Heart and Soul)이 돼야 합니다. 리듬 앤 블루스는 제가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지만, 다른 팝 장르와 다르죠. 컨트리도 마찬가지고요. 차이콥스키는 베토벤이 될 수 없고, 리스트는 모차르트가 될 수 없습니다. 그 자체로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었죠."
결국, 한국 음악의 경쟁력은 그 자체의 독창성에서 우러나온다는 이야기. 그는 그 사례로 엘비스 프레슬리와 '월드스타' 싸이를 들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성경 속 여호수아 같았어요. 그는 컨트리·록·리듬 앤 블루스 등 모든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로큰롤을 만들었습니다. 또 싸이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그의 특별함 그 자체에요. 그는 전혀 미국 사람 같지 않거든요."
스타인은 "시장에서 어떤 음악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여주는 '마법의 수정 구슬'은 없다"며 "최악의 선택은 '이것처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나는 모방은 쓰레기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노브레인이 자화상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가사를 만든다면 좋을 것"이라며 "예술적 자유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1 19:0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