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탄탄한 현대미술 시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활력 넘치고 중요한 시장입니다."
3-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참석차 방한한 홍콩 유명 화랑 펄램 갤러리의 펄 램(Pearl Lam) 대표는 한국의 현대미술 시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펄 램은 홍콩의 부동산·금융 재벌인 라이선(麗新)그룹을 이끈 고(故) 림포옌(林百欣) 명예회장의 딸로 홍콩과 상하이에 이어 11월 싱가포르에 펄램 갤러리 지점을 연다.
지난 2일 밤 삼성동에서 만난 그는 "한국 컬렉터 대다수가 현대미술품을 투자 목적으로 사들이는 것 같은데 그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술품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환경은 작가에게도 좋지 않다. 작업을 할 때부터 많이 팔리는 작품을 제작하는 데 치중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펄램 갤러리가 처음 KIAF에 참가한 데 대해서는 "탄탄한 기반을 가진 서양 화랑과 경쟁하려면 아시아에서 먼저 기반을 쌓아야 한다"며 "우리 전속 작가들을 세계 미술 시장에 알리려면 영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런던과 대만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분석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한국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관심 있는 국내 작가를 물으니 "이우환의 초기 작품을 좋아하고 백남준의 작품에도 관심이 많다"며 "최근에는 최정화 작가의 작업도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는 작가들이 너무 많다. 작가가 있으면 이들을 뒷받침할 제도와 경제적 지원도 갖춰져야 하는데 아시아에는 그럴만한 기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랑은 작가의 경력을 관리하고 세계 미술시장에 널리 알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며 "작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면 화랑이 아니라 상점"이라고 화랑의 역할을 강조했다.
펄 램 갤러리는 이번 KIAF에서 마이클 윌킨슨과 제이슨 마틴, 스코틀랜드의 짐 램비, 중국의 주주 순, 수 샤오바이 등 7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0 08: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