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처음 선보인 도시게릴라 프로젝트 일환
-청계9가에 나타난 높이 7m 대형 과일나무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은 뻔한 서울을 펀(Fun)한 서울로 만드는 <도시게릴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계9가에 위치한 재단 청사 2층에 설치예술가 최정화(54)의 공공미술 조형물 ‘과일나무’를 지난 30일(수) 설치해 일반에 공개했다.
2013년에 처음 선보인 <도시게릴라 프로젝트>는 삭막한 도심을 예술적 상상으로 변화시키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골목길에 소소한 거리미술을 남긴 ‘서울-밤길에 드로잉 조심’을 시작으로 지난해는 ‘용두동 철등거리’, ‘서촌-재미난 일탈’, ‘우사단로 게릴라 가드닝’ 등 지역과 장소의 특성을 반영하는 공공미술을 선보여 왔다. 이밖에도 일상에서 뜻밖의 예술을 만나는 이동식 선물상자 ‘원더프레젠트(Wonder-Present)’와 현대인의 마음을 예술적으로 위로하는 마음치유 캠페인 ‘마음약방’을 서울 곳곳에서 운영한 바 있다.
‘과일나무’는 공공(公共)을 위해 순환 설치할 수 있도록 이동이 가능한 규모와 가벼운 패브릭 소재로 제작됐다. 이번 작품은 재단 청사에 시범 설치된 이후 향후 서울의 다양한 도심 공간으로 이동해 대중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높이 7m, 지름 5m 규모의 작품 ‘과일나무(Fruit tree)’는 형형색색의 과일이 풍성하게 열린 나무를 형상화했으며, 작가 특유의 키치(Kitsch)한 감성과 생동적인 색감을 드러냈다. 철공소와 소화기판매상이 밀집된 청계9가를 지나는 시민에게 시각적 자극으로 특별한 에너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품이 설치되는 서울문화재단 2층 데크는 기존 업무공간에서 시민을 위해 개방하는 공공 공간으로 전환된다.
※ 키치(Kitsch) : 미적인 고결함이나 진정성이 없고 예술 작품인 것 같이 보이는 반 미학적인 행위를 이르는 용어
이번 작품설치는 서울문화재단과 최정화 작가의 두 번째 만남이라 더욱 특별하다. 최 작가는 지난 2006년 서울문화재단 용두동 청사의 리모델링 디렉터로 참여해 공공미술의 개념을 접목한 ‘C-9 생생(生生)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올해는 청사 이전 10주년을 맞아, 서울문화재단과 최정화 작가는 다시 한 번 ‘모두를 위한 예술’을 위해 손을 잡았다.
1989년에 지어진 성북수도사업소의 이전(2005)으로 생긴 유휴공간에 2005년 12월 서울문화재단이 자리잡게 됐다. 이후 2006년 리모델링에 공공미술의 개념을 접목해 설치예술가 최정화와 건축가 오우근이 함께 한 ‘C-9 생생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열린 공간’을 취지로 층과 벽을 허물고, 상하좌우를 터놓아 문화가 흐르는 시민 소통공간으로 변화시켰으며, 지역주민과 시민의 참여로 만들어 진 공사장 가림막 아트워크(Artwork)로 주목받았다. 2006년 6월 완공돼 청계9가를 문화공간으로 변화시켰다.
‘과일나무’를 제작한 최정화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설치예술가로 일본의 후쿠오카 트리엔날레와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최근의 프랑스 ‘릴 3000’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예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과일나무 시리즈는 2015년 9월 열린 프랑스 북부도시 릴(Lille)의 종합문화축제 ‘릴 3000’에 초대돼 호평을 받았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와 실험을 통해 서울문화재단을 예술 그 자체로 상징이 되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변화를 거듭하는 이 공간은 여전히 미완(未完)이며, 앞으로 더 채워지거나 사라짐을 반복해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