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대부분 변경안 찬성 인사 배치'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가 27일 기존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기본계획을 추가·보완한 '과학벨트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개최한 공청회가 '반쪽짜리 공청회'가 됐다는 평가다.
미래부는 이날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과학벨트 거점·기능지구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산학연 관계자 등 150명을 초청,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공청회에 참가한 토론자들이 대부분 과학벨트 변경안을 찬성하는 패널들로 채워져 토론이 일방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기본계획 변경안을 직접 추진하는 미래부와 대전시 관계자를 포함해 미래부 직속기관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광주과학기술원(GIST) 관계자, 기존부터 변경안을 공개적으로 찬성해온 대덕특구 출연연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미래부가 입맛에 맞는 패널들을 불러 보여주기식 행사를 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었다.
이렇다 보니 참석자들의 발언 내용 또한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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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벨트 원안사수!
-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과학벨트 기본계획 변경안 공청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과학벨트 원안사수 팻말을 들고 있다. 2013.8.27 youngs@yna.co.kr
한선희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장은 "과학벨트의 핵심시설인 기초연구원(IBS)이 엑스포공원으로 들어오고 중이온가속기 예산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약속하면서 과학벨트 사업이 본격 추친된 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과학벨트가 정상적으로 추진되면서 거점지구와 기능지구게 4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 충청권은 물론 국가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태광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우리가 갖는 인프라를 IBS에 제공해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IBS가 생산해낸 순수연구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 연구원은 바로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다"며 "순수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IBS가 정부 출연연구소 인근인 엑스포공원으로 옮기는 것은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하 DGIST 대외협력처장은 "DGIST는 현재 대구시내에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어 지역 대학들과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문제점을 제시하며 "IBS가 애초 출연연과 떨어져 둔곡지구에 들어선 것이 문제를 안고 시작한 것"이라고 에둘러 변경안을 찬성했다.
토론에서 기본 계획 변경에 따른 문제점과 우려를 제기한 사람은 10명이 넘는 토론자 가운데 1명에 불과했다.
과학벨트 기능지구에 포함된 세종시 대표로 참석한 조수창 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은 "IBS가 이동하면서 과학벨트 사업과 세종시 연계문제가 조금 후퇴한 것 같아 수정이 필요하다"며 "기존 둔곡지구에 산업용지를 조성하는 것 또한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려는 기능지구의 역할과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시했다.
일방적인 토론이 진행되자 이를 지켜보던 충북지역 한 주민도 "과학벨트 변경안을 얘기하면서 충남·북지역(기능지구)을 빼놓고 하는 공청회가 공정한 공청회인지 묻고 싶다"며 "과학벨트는 대구, 울산, 광주 등을 잇는 K벨트, C벨트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대전벨트·대덕벨트로 전락한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8 10: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