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아랍어 장식 문자와 화려하고 상징적인 이미지가 어울려 매 컷이 한 폭의 작품 같은 독특한 '만화'가 나왔다.
'천재 그래픽노블 작가'로 불리는 미국 출신 크레이그 톰슨의 신작 '하비비'가 국내 출간됐다.
2004년 '담요' 이후 7년간 공들인 끝에 2011년 발표한 이 작품은 방대한 분량(174×227㎜, 672쪽)과 함께 지면을 꽉 메운 이미지가 경이롭다. 세밀한 묘사와 서체는 이야기와 잘 엮여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야기는 중년의 남자에게 팔려간 12세 소녀 도돌라와 노예 시장에서 만난 남자아이 잠이 겪는 운명을 다뤘다. 노예 시장을 탈출한 둘은 남매처럼 의지하며 역경과 싸우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가 운명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코란과 성경 속 여러 일화와 연결된다.
저자는 두 노예의 성장과 사랑을 통해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간극, 산업화의 폭력성, 자연과 인간의 대립 등 진지한 주제를 녹였다. 하비비는 아랍어로 '내 사랑'을 뜻한다.
그는 이 작품을 출간한 뒤 만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이스너상 '2012년 최고의 작가'를 수상하는 등 굵직한 상을 많이 받았다.
박중서 옮김. 미메시스. 2만4천800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31 07: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