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주미 강·신지아·폴 황 등도 과거 이곳 '학생'
(평창=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쇼팽 발라드 3번이 어떤 곡인지 책이나 인터넷 등을 찾아본 적이 있나요?"
지난 26일 오후 강원 평창군 알페시아리조트 평창홀.
임일균(대청초 6년·12) 군의 쇼팽 발라드 3번 연주가 끝나자 피아니스트 백혜선(48) 씨는 이 곡의 작곡 배경 등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임군이 "폴란드 춤곡으로 안다"고 대답하자 백씨는 미소를 살짝 지어 보였다.
"그래서 학생의 연주에서 댄스 리듬 같은 것이 느껴졌나 보군요."
백씨는 이어 임군에게 '물의 요정' 이야기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쇼팽은 폴란드 시인 미키에비치의 시 '물의 요정'에서 영감을 받아 이 곡을 작곡했답니다. 시는 요정이 남자를 유혹해 결국 파멸로 이끈다는 내용이에요. 이러한 배경을 떠올리며 조금 더 미스테리하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연주해볼 수 있을까요?"
짧은 조언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 임군의 연주는 금세 그 빛깔이 달라졌다. '요정의 유혹'을 품은 그의 연주에서 한층 더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이 배어났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대관령국제음악제(7월14일-8월6일)에는 다양한 클래식 연주회만 열리는 것이 아니다.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연주회만큼이나 축제에 참가하는 저명한 연주자들이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음악학교 운영에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음악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음악학교가 운영되기 때문에 음악 신동들은 세계적인 연주자들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승'들의 연주를 직접 관람하며 귀로 가르침을 되새김질할 수도 있다.
올해는 12개국에서 140여명의 학생들이 선발돼 강원도 대자연 속에서 음악제와 음악학교를 동시에 즐기고 있다.
이날 마스터클래스를 끝낸 임군 역시 "제 부족한 점을 쉽고 정확하게 짚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며 "또 교수님이 이곳에서 연주자로도 참여하시기 때문에 직접 연주를 들으며 닮아가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음악 영재들의 꿈과 실력도 함께 자랐다.
현재 한창 주가를 올리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나 신지아(신현수), 폴 황, 첼리스트 문웅휘 등이 이곳의 '학생'으로 참가하다 '아티스트'로 무대에 섰다.
정명화 예술감독은 "재능있는 학생들이 더욱 큰 음악가가 될 수 있도록, 그래서 음악이라는 위대한 문화유산을 우리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와도 나눌 수 있도록 힘껏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이 대관령국제음악제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7 08: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