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진실 아니겠나" 고인 회고에 유족·배우 등 200여명 오열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한국 드라마의 거장 김종학 PD의 영결식이 유족과 동료 드라마 관계자의 애도 속에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한국 드라마의 발전을 이끈 무수한 작품을 남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은 유족과 지인들의 눈물로 뒤덮였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영결식에서는 고인과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박창식 국회의원의 고인 약력 소개에 이어 16분간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김종학 PD의 생전 모습과 연출 작품들의 장면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조문객들의 흐느끼는 울음 소리가 점차 커졌다.
추모 영상은 마치 고인의 목소리를 전하듯 고인이 연출한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대사로 끝났다. 극에서 최대치(최재성 분)는 "난 열심히 살았어..그만 쉬고 싶어"라고 말한다.
드라마PD협회장 전산 PD는 조사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백야 3.98' 촬영 당시 선배에게 '드라마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진실이 아니겠나'라고 수줍게 말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고인은 가셨지만 그 분의 드라마는 시청자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시장',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에 출연한 배우 박상원은 조사에서 "얼마나 무서우셨겠습니까. 면목없고 죄송합니다.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저였습니까"라며 비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최근 감독님이 꿈꾸시던, 희망으로 말씀하시던 모래시계 2편을 그곳 세상에서 훌륭한 작품으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라고 인사하며 "김종학 형님.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고마웠습니다"라고 오열했다.
박상원은 조사를 읽는 중간중간 북받치는 슬픔에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는 모습이었다.
오전 10시께 운구가 장례식장을 나와 차로 옮겨졌다. 운구 행렬을 뒤따르던 유족과 조문객들의 울음 소리가 슬픔으로 더욱 커졌다. 배우 박상원과 윤태영이 직접 운구를 함께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배우 가운데에는 박상원, 최민수, 김희선, 오광록, 윤태영, 류덕환 등이 참석했다.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된 뒤 이날 오후 장지인 경기도 성남 영생원의 메모리얼파크에 안장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5 11: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