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브라질서 "작은방 달라" 주문
28일 폐막 미사엔 남미 각국 정상-정부대표 참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23일(현지시간) 가톨릭 청년 축제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가 공식 개막했다.
리우 교구의 오라니 조앙 템페스타 대주교가 집전한 이날 개막 미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청년 가톨릭 신자 50여만 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리우 시내에서 해변으로 이동하는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이 개막 미사를 즈음해 고장 나면서 한때 교통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지 지하철 운영업체인 리우 메트로(Rio Metro) 측은 전력선 고장으로 약 2시간 동안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미사에 참석하려던 신자들이 버스와 택시에 몰리고 일부는 직접 걸어 해변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는 전날 시가행렬 중이던 프란치스코 교황 탑승 차량이 군중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사고여서 브라질 당국이 행사 준비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 발을 디딘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초 마련된 방보다 더 간소한 방에 묵기로 했다.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전날 리우 시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에 있는 임시 숙소에서 45㎡(13.6평)의 방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흰색 벽으로 도색된 이 방에는 침대와 의자, 테이블, 냉장고가 하나씩 갖춰져 있다.
교황은 애초 이 방의 두 배 크기에 방 2개를 갖춘 객실에서 지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숙소에 도착한 교황이 자신을 수행 중인 추기경 30명과 똑같은 방에서 머물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숙소 관계자는 전했다.
교황의 임시 숙소 '헤지덴시아 아순상'을 관리하는 테레지나 수녀는 "교황은 모두가 똑같은 대접을 받길 원했다"고 말했다. 1950년대 처음 지어진 '헤지덴시아 아순상'은 교황 맞이에 앞서 지난 3개월간 보수 작업을 거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청년대회 개막일인 이날은 별다른 일정 없이 임시 거처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는 대신 트위터를 통해 "젊은 친구들이여, 그리스도는 당신을 믿으며 '가서 제자 삼으라'는 사명을 당신들에게 맡기셨다"는 말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상파울루 성지 방문을 시작으로 브라질에서의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25일에는 리우 시청에서 열리는 2016년 올림픽기 축성식에 참석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28일 폐막 미사에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데시 보우테르세 수리남 대통령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루과이와 파나마 등에서는 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4 12:1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