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미니 음반 '라운드 3' 발표.."'꽃남'보다 지금의 내가 좋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진정한 K팝이란 무엇일지 생각해봤어요. 제가 한류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때 한 번 정도는 음악에서 한국적인 미를 살려보고자 했습니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27)은 지난 2005년 그룹 SS501로 데뷔해 동방신기와 함께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로 활약했다. 그는 이후 2009년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연기자로도 입지를 굳혔다. SS501에서도, 한류를 대표하는 배우로서도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꽃미남'이었다.
그러나 그는 첫 솔로 음반 '브레이크 다운(Break Down)'에서와 마찬가지로 지난 22일 음원을 공개한 세 번째 미니 음반 '라운드(ROUND) 3'에서 거친 남성적 이미지를 과시했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처음으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8일 베일을 벗은 선공개곡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뮤직비디오에서는 상모돌리기와 탈춤이 등장했고, 그에 앞서 공개된 티저 사진 속 김현중은 가슴팍에 커다란 전통 도깨비 문양을 새긴 채 등장했다.
김현중은 22일 오후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앨범에서는 한국적인 콘셉트를 잡았다"며 "한국 도깨비 문양, 단청 무늬 등을 연구했다. 뮤직비디오도 현대와 과거의 포인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언브레이커블'은 힙합인데, 한국적인 의상이 별로 없었어요. 닌자복 같은 건 많았지만요.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보면 승려복을 본뜬 것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정한 K팝은 결국 '한국 사람이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요. 나머지 소품은 그냥 작은 일부분일 뿐이죠."
'라운드 3'는 지난 2011년 10월 '럭키(Lucky)' 이후 그가 1년 9개월 만에 내놓는 신보. 어셔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해외 팝스타와 작업한 유명 안무가 라일 베니가와 호흡을 맞춘 댄스곡 '언브레이커블', 일본서 먼저 발표해 이 곡이 담긴 앨범이 오리콘 일간 차트 1위에 오른 '아임 유어스(I'm Yours)' 등 6곡이 담겼다.
"한국에서 활동을 쉬는 동안 해외에서 콘서트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무대에서의 여유도 배웠죠. 일본에서는 댄스보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시도했는데, 그런 점들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도 장르적인 다양성에 도전했어요."
그는 "내 나이가 (우리나라 나이로) 28세"라며 "아이돌이라고 하면 안 되는 나이라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음반의 콘셉트를 소개했다.
타이틀곡 '유어 스토리(Your Story)'는 래퍼 도끼(Dok2)가 피처링한 알앤비팝 장르의 곡으로, 지난해 12월 일본 정규 1집에 먼저 수록됐다. 지난달 국내 팬미팅에서 무대에 올린 한국어 버전이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 이번 음반의 타이틀로 낙점됐다.
"'언브레이커블'은 '보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유어 스토리'는 '듣는 음악'이에요.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가수가 아님에도 왜 가창력으로 승부했냐면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많은 분이 좋은 평가를 해 주셔서 '8년을 헛되이 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그는 올해 데뷔 9년째, 내년이면 10년째를 맞는다. 인기의 부침(浮沈)이 잦은 가요계에서 10년 만에 한류스타로 '우뚝' 선 비결을 묻자, 그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걸 했을 뿐인데 이렇게 오래 버텼다"며 웃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어요. 앞으로 낼 음반도 '대세'나 '날씨'에 따른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보자고 생각했죠. 28세에 하고 싶던 것을 지금 하고 있어서 후회는 없습니다. 29세에 하고 싶은 건 조금 참고 그때 하면 되요."
이날 짧은 머리에 검은 수트를 입고 행사에 참석한 그는 티저 사진에서와 같이 남성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 '꽃보다 남자'의 김현중과 지금의 김현중, 그는 어떤 모습이 마음에 들까.
"그 때('꽃보다 남자')는 오히려 남자다워지고 싶어서 노력했지만, 미소년의 이미지로 남았어요. 지금은 남성적으로 돼 버려서 (자연스러운) 남성적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면 어울리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지금의 제가 가장 좋아요."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3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