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원? 창작이 아닌 베껴 짜집기 스토리 구조
‘상의원’이 예상 밖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월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제작 영화사 비단길)은 지난 4일 전국 243개 스크린에서 434회 상영되며 일일 관객수 1만7,040명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76만1,860명. ‘상의원’ 흥행성적은 같은 날 개봉한 ‘기술자들’(감독 김홍선/제작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가 지난 4일까지 누적 224만9,418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무척이나 아쉬운 수치다. ‘기술자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의원 누적관객수가 이를 말해준다.
‘상의원’은 앞서 개봉 전 언론시사회 일정을 앞당기며 대규모 일반 시사회 일정을 잡았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언론시사회 후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흘러나왔고 영화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그럼에도 개봉 전 ‘상의원’이 100만 명도 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 영화관계자는 많지 않았다. 주연배우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연기는 뛰어났고, 마동석 배성우 등 조연진 또한 제 몫을 해냈기 때문. 또 이원석 감독도 데뷔작 ‘남자사용설명서’에서 보여줬던 재기발랄함을 사극이란 장르에 녹여내며 독특한 작품으로 만들어냈기에 호불호는 갈렸지만 흥행 승부는 해볼만 하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배급 CGV아트하우스)와 ‘호빗: 다섯 군대 전투’(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국제시장’(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흥행을 이어가며 박스오피스 1,2,3위를 장악한 상황에서 극장 체인이 없는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배급인 ‘상의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그리 크지 않았다. 더욱이 예매율에서 ‘기술자들’에게 밀린 ‘상의원’은 개봉 첫날인 2014년 12월 24일 전국 466개 스크린에서 상영횟수 2,171회로 시작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인 ‘기술자들’은 641개 스크린에서 상영횟수 3,226회로 ‘상의원’보다 1,000회 이상 많은 상영회차를 확보했다. 물론 여기엔 사전예매율 힘이 크게 작용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결국 첫날 성적은 ‘기술자들’이 27만4,398명, ‘상의원’은 10만8,569명으로 무려 17만 여명이나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술자들’과 ‘상의원’이 희비쌍곡선을 그리는 계기가 됐다. ‘기술자들’이 개봉 첫주 7일차까지 2,800~3,200회차를 꾸준히 기록하며 신작들이 개봉한 12월31일 8일차에도 2,207회를 지킨 반면, ‘상의원’은 개봉 7일차인 12월30일 1,643회, 8일차인 31일엔 741회로 뚝 떨어졌다. 결국 ‘상의원’은 불과 개봉 9일차인 1월1일엔 상영횟수 491회로 박스오피스 순위 9위를 기록했다. 그렇게 ‘상의원’은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흥행은 신만이 안다고 했던가.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는 사극 장르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이란 쟁쟁한 배우들이 포진했지만 ‘상의원’의 손익분기점 300만 명은 멀어만 보인다. 그저 배우들의 연기와 이원석 감독의 특출난 B급 감성 코미디를 사극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할 뿐이었다. 한편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 의복을 만드는 상의원에서 아름다운 옷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랑, 질투, 욕망을 그렸다. 규율과 법도를 중시하는 어침장 돌석 역은 한석규, 타고난 손재주와 탁월한 감각을 지닌 천재 공진 역은 고수, 공진을 처음 궁궐로 데려오는 판수 역은 마동석, 돌석과 공진의 옷으로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는 왕은 유연석, 왕비 역은 박신혜가 각각 연기했다.
어느 관객은 이렇게 말했다. “투자비, 노력, 연기 좀 보이지만 어쩐지 스토리 구조가 마치 ‘아마데우스’와 똑같다. 아마데우스 스토리 구조에 조선시대 옷문화를 끼워놓은 것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내용이 짜깁기의 극치였다. 이런 창작내용이 없는 베끼기 스토리 구조로 무슨 대박이 터지겠는가?”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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