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공군이 운용중인 미국 보잉사의 E-737 ‘피스아이’ 항공통제기 2호기가 한해 200일 넘게 정비를 해 100일가량 임무에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피스아이는 우리 영공을 비롯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감시와 항공기·선박 등의 피아 식별, 그리고 작전 등 지휘통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 2011년 항공통제기 4대를 도입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항공통제기 1대당 평균 연간 정비일은 100일 가량 됐다. 2호기(101일)가 정비기간이 가장 길었고 뒤이어 1호기(99일), 4호기(93일), 3호기(85일) 순이다. 2호기의 경우 2017년에 239일을 정비해 사실상 1년동안 운영을 한 기간이 채 100일이 되지 않았다.
항공통제기 운영유지비는 당초 구입가격을 뛰어 넘었다. 항공통제기 4대를 10년간 유지하는데 들어간 비용만 5천 6백여억원으로 항공통제기 1대(4천억원)의 가격보다 비싸다. 특히 정비 비용의 대부분을 미국 보잉사 등 외국 업체(99.5%)에 지불했고 국내 업체(0.05%)에 들어간 비용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가 문제다. 군은 지난 7월 당초 ‘항공통제기 2차 사업추진기본전략’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항공통제기 2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4대를 추가도입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이어 국방부 소요검증위원회는 항공통제기 추가 도입을 ‘4대 일괄 구매’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고, 방위사업청도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항공통제기의 가격도 올랐다. 군이 2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할 당시 사업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도입가격은 2조 3052억원(대당 1조 1526억원)로 책정됐다. 당초 예산 1조 5993억원보다 44.1%(7059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설훈 의원은 “항공통제기 4대의 10년동안 정비비만 1.5대 값을 지불했다”며 “10년만에 다시 성능개량을 하고 추가로 4대를 대당 1조씩 들여 구입하는게 맞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