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전동킥보드 사고로 전국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사고가 나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진 사람은 2020년 3720명에서 작년 5247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1~7월에 3578명으로 이미 2020년 수준에 달했다.
킥보드 사고 탓에 하루 17명이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가는 셈이다.
또 전동킥보드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2020년 10명에서 작년 19명, 부상자는 같은 기간 985명에서 1901명으로 각각 2배 안팎이 됐다.
전동킥보드 사고 유형을 보면 무면허에 음주, 역주행, 뺑소니까지 각종 불법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 거기다 전동킥보드를 주로 타는 게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편인 10~20대 청소년·대학생 등이라는 것도 문제다. 전동킥보드가 사실상 ‘도로 위 무법자’가 돼 인명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도, 기존 안전 규제나 경찰·지자체 단속은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고가 10~20대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작년과 올해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 중 60~70%가 2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7월의 경우 10대 이하는 1361명, 20대는 1139명으로 10대 환자가 더 많았다. 면허가 없고 안전 수칙도 숙지하지 않은 채 흥미로 전동킥보드를 탔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공유 킥보드를 운영하는 업체 대부분이 주행 이전에 면허 소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다 보니, 어린 학생들의 무면허 운전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경기 지역 한 도로에서는 미성년자 3명이 킥보드 1대에 동시에 올라타 운전하다 승합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 역시 헬멧 착용 위반에 무면허 운전이었다. 지난 5월에는 전동킥보드에 2명이 함께 타고 주행하다 신호를 위반하여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과 충돌해 킥보드 운전자와 동승자까지 모두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를 운전할 때는 안전모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2인 이상이 함께 주행해서는 안 된다. 주행 속도는 시속 25km까지로 제한된다. 그러나 도로와 인도에서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데다, 대학가는 물론 번화가와 주택가 등 곳곳에 킥보드가 퍼져 있어 단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홍기원 국회의원은 “전동킥보드를 별개의 교통수단으로 법제화해, 기기 등록부터 운전 지침, 주차 구역 등을 관리해야 한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전동킥보드법’을 대표 발의한 만큼 신속한 법 통과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