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한국수출입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도채권) 잔액이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유동수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인천계양갑)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조 8,525억 원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합한 것이다. 여신총액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은행으로 평가된다.
한국수출입은행 부도 채권 발생을 살펴보면 2012년 5,550억 원이던 것이 2013년 1조 3,766억 원, 2014년 2조 1,492억 원, 2015년 4조 374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2016년 5조 7,784억 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부도채권 발생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2017년 3조 9,345억 원, 2018년 1조 5,615억 원, 2019년 1조 8,450억 원, 2020년 1조 5,319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BIS)은 2020년 15.1%에서 지난해 14.8%로 0.3%p 하락했다.
실제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평균 10.9% 수준이었지만 2018년 이후 평균 14.8%였다.
하지만 재무건정성이 최근 고환율위기 지속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수출입은행 이용 법인 중 구조조정에 들어간 비율은 올해 8월말 기준 45개사로 전체 기업의 0.64%에 불과했고 지난해 51개사(0.76%)에 비해서는 줄었다.
한계기업 역시 2020년 152개에서 지난해 151개로 1개사가 줄었고 여신금액도 10조 1,587억 원에서 4조 4,265억 원으로 급감했다.
연체금액 또한 21년 1조 759억 원에서 9,404억 원으로 12%감소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수 감소, 한계기업 수 감소, 여신금액과 연체금액 감소에 등 괜찮아 보이는 신호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 정책으로 한계기업과 좀비기업이 실제 데이터에 잡히지 않고 가려져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동수 의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책은행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기업 연체율은 둔화했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고 유동성 공급이 한계에 달했을 때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정부 재정지원이 끝나가고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어 기업의 부실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 회복, 경제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라도 현재 한계기업과 부실기업을 정확히 진단해 잠재적 부실을 예방하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