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27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영상회의실에서 탄 추안진 싱가포르 국회의장과 화상 국제 회담에서 코로나19 예방 접종 증명서 상호 인정(Mutual Recognition of Vaccination Certificate), 신속 통로(Fast Track) 제도 재개에 의견 접근을 보았다. 또 한-싱가포르 디지털 동반자 협정(DPA; Digital Partnership Agreement) 및 한반도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이날 박 의장은 “우리는 싱가포르가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펼치면서 경제 및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모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예방 접종 증명서 상호 인정, 신속 통로 등의 문제가 조속히 진전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작년 9월 두 나라는 신속 통로 제도를 합의해 우리 기업인 등 770여 명이 이 제도를 이용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되면서 올 2월 이후 이 제도는 잠정 중단됐다. 우리나라 역시 상호주의에 의거 싱가포르에 대한 격리면제서 발급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이에 탄 의장은 “우리도 신속 통로 제도가 조속히 재개되길 기대한다”면서 “예방 접종 증명서 상호 인정 문제도 검토 중이며 어떤 백신을 인정하는 것이 옳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탄 의장은 “논의가 진전된다면 자유로운 이동이 조만간 재개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나라 관계 당국 간 상호 협의가 잘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싱가포르 디지털 동반자 협정과 관련해 박 의장은 “핀테크·스타트업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양국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DPA는 디지털화된 제품·서비스 무역 등에 비차별적이고 투명한 규제를 적용하는 등 혁신·디지털 분야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협정으로, 작년 6월에 협상을 개시해 올해 중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의장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3년 전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해준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나도 북측에 공개적으로 남북국회회담을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개최하자는 제안을 해 북한 당국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 회담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아세안의 리더 국가로서 남북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탄 의장은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라면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찾아서라도 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박 의장은 탄 추안진 의장에게 올해 12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29차 아시아태평양의회 포럼(APPF) 총회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화상 국제 회담은 정오부터 12시 45분까지 45분간 진행됐다.
회담에는 싱가포르 측에서는 시오 펑 한 국회 사무차장, 입 시우 주 선임국장이 배석했고, 우리 측에서는 고윤희 공보수석비서관,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곽현준 국제국장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