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여의도 면적(2.9㎢)의 8배에 달하는 국유지가 무단으로 점유된 가운데, 최근 10년간 무단점유자의 점유취득시효 완성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국유지가 2만 1300여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 (이하 캠코)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기준 무단점유 국유재산은 4만 9000필지, 면적으로는 23㎢에 달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8배에 해당한다. 즉 서울 여의도의 8배에 가까운 국유지를 누군가가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캠코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사용허가나 대부계약없이 국유재산을 사용하는 무단점유자에게 사용료나 대부료의 100분의 120에 상당하는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납부하지 않고 버티는 무단점유자가 상당수에 달한다.
캠코의 연도별 무단점유 변상금 부과 및 수납현황을 보면 지난해에만 총 953억 9900만원의 변상금이 부과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변상금 부과액이 389억 3400만원에 달했다. 반면 수납액은 지난해 641억 6200만원(67.3%)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에도 수납액이 311억 2400만원에 머물렀다.
무단점유자가 변상금을 내지 않거나 토지나 건물을 비워주지 않아 소송으로 까지 이어진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최근 4년간 캠코가 무단점유와 관련해 벌인 소송은 140건에 달하며, 이 중 31건은 패소하여 9천만 원의 패소비용이 발생했다.
한편, 국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한 뒤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도 상당수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국유지를 무단으로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해왔다면 민법상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여 국가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데, 이에 해당하여 무단점유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국유지 면적이 최근 10년간 138건 총 2만1,295평에 달하며 그 금액이 당시 소가로는 114억 6,5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코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중구, 동대문, 용산구, 흑석동 등 소위 노른자 땅에 해당하는 국유지를 다수 포함한 서울 면적 5365.83㎡ (약 1,623평, 소가로 약 91억 8,700만원)이 점유취득 시효가 완성되어 무단점유자에게 넘어갔다. 멀쩡한 국가의 땅이 국유재산 관리의 소홀로 개인소유로 바뀌었다는 의미이다.
행정구역별 점유취득 인정 면적은 경기도가 1만6052㎡로 1위로 밝혀졌으며, 그 뒤로는 강원도가 1만1670㎡, 경상북도가 9846.3㎡, 서울은 4위를 차지했다.
점유취득시효를 완성한 이상, 무단점유자는 국유지를 점유 내지 사용, 수익할 정당한 권리를 갖게 되어 해당 국유지의 소유권 이전은 물론, 그간 사용에 대한 변상금 부담 의무도 지지 않는다.
캠코가 관리하고있는 전체 국유재산은 7월 말 기준 69만6232 필지로 이 중28.9%인 20만1010 필지만 대부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권은희 의원은“국유재산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라며“한국자산관리공사는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국유재산 관리를 위하여 실효성 있는 대책 및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국유재산이 무상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근절시키기 위한 홍보 활동 강화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