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국토부와 부동산 실거래 신고내용조사 기관이 불법 투기세력 근절을 위해 금융정보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됐다.
정부가 추진중인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 등 시장감독기구 설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법안은 거래신고내용 조사의 실효성은 높이되, 개인정보 유출 및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는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더불어민주당 허영(춘천철원화천양구갑)국회의원은 16일 부동산 실거래 신고내용 조사를 위해 제공받을 수 있는 자료를 명확히 하는 한편, 제공된 개인정보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신고내용조사 등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필요한 경우, 거래당사자에 대한 △가족관계 등록사항에 관한 전산정보자료 △부동산 및 상업 등기기록 △주민등록전산정보 △개인 및 법인의 과세 관련 자료 △사회보험에 관한 자료를 현행법에 따른 부동산정보체계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안 제25조의2 신설).
다만, 이를 제공받은 국토부와 신고내용조사 기관은 보유한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즉시 파기하도록 했다(안 제25조의4제1항 신설).
또한, 개정안은 금융기관의 장에게 금융·신용·보험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는데, 명의인의 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 서면을 함께 제출했을 때만, 부동산정보체계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제공한 금융기관의 장도 제공 사실을 명의인에게 통보해야 한다(안 제25조의3 신설).
특히, 제공받은 금융·신용·보험 자료 또는 정보는 다른 법령에 따라 보존해야 하거나 증거자료 관리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신고내용조사 등 처리 목적을 달성한 즉시 폐기하도록 했다(안 제25조의4제2항 신설).
더욱이, 누구든지 업무상 알게 된 자료 등을 목적 외에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 또는 기관에 제공·누설해서는 안되며, 정당한 권한 없이 자료 등을 처리하거나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처리하지 못하도록 했다(안 제254조의5 신설). 이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안 제26조 신설).
이와 관련해 허영 의원은 “지난해 부동산 신고내용조사에 관한 근거가 마련된 이후 점검을 해보니, 법에 명시된 정보들이 지나치게 제한적인데다, 이마저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며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정보가 오·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관리책을 대폭 강화하여, 제공되는 자료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개정안은 제공된 자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물리적 대책을 국토부 장관이 수립·시행하도록 함(안 제25조의5제3항 신설)으로써, 이중삼중의 보안책이 마련되도록 했다.
또 부동산정보체계의 구축·운영과 신고내용 조사, 자료의 제공 요청 등에 관한 업무를 한국부동산원(현 한국감정원)에 위탁하도록 했다(안 제25조의7제2항).
권한이 부여된 만큼 책임은 무겁게 했다.
위탁받은 업무에 종사하는 임직원에 대해 「형법」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제130조(제삼자뇌물제공), 제131조(수뢰후부정처사, 사후수뢰), 제132조(알선수뢰)까지의 규정을 적용할 때에는 공무원과 동일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했다(안 제15조의8 신설).
허 의원은 “집값 급등을 부추기는 불법적인 투기세력을 확실히 차단해서, 실수요자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건전하고 투명한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