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기자]
최근 청소년 범죄가 성인 강력 범죄 못지않을 정도로 잔혹해지고 있다. 하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있는데, 이를 악용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영광 여고생 성폭행 사망 사건’, ‘광주 집단 폭행 사망 사건’등 최근 몇 년 사이 벌어진 10대 청소년 범죄 사건들을 보면, 오히려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 힘·비례대표)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고의로 살인, 성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4일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미성년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형사미성년자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현행 형사미성년자 기준은 1953년 「형법」 제정 당시부터 14세로 규정된 것으로, 현재는 같은 연령의 소년이 1953년 당시보다 훨씬 성숙한 존재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당시의 국회법률정보시스템의 제정 이유 및 주요 골자에는 특별히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을 14세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타나 있지 않으나, 일본 「형법」상 형사미성년자 연령기준이 14세인 점을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형사책임 기준 연령으로 12세를 권고하고 있으며, 책임능력의 기준을 낮추어 가벌성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바 일괄적으로 모든 범죄에 대하여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기보다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자에 한하여만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김예지 의원은 12세 이상인 자가 고의로 사람을 살해하거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형벌로써 엄중히 다스려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동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성폭력 범죄의 경우 소년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소년범죄의 흉포화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됨에 따라 엄벌화 및 대상연령 인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성범죄나 살인을 저지르면 중형에 처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당히 경미하게 처벌되고 있다”며, “동 개정안이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 강화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법률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입법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