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여자 최초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심판, K리그 최초 여성 전임심판, FIFA 주관 대회 사상 최초 첫 여성 주심, 아시아 여성 최초 FIFA 심판강사까지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임은주(47) 을지대학교 여가디자인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프로축구 3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프로축구단의 여성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하나 더 추가했다.
임 신임 대표이사는 29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강원FC 이사회에서 구단의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여성이 프로축구단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자 축구대표팀 1세대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임 대표이사는 1994년부터 심판으로 변신했다. 1988년에는 한국 여성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국제심판이 되는 영광을 맛봤다.
그는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에서 첫 아시아 출신 주심으로 경기를 이끌었고, 그해 K리그 전임심판으로 임명돼 여성 심판으로는 처음으로 프로축구 K리그 주심을 맡기도 했다.
임 대표이사는 2001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치러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축구선수권대회에서 FIFA 주관 남자 세계 대회 사상 첫 여성 주심으로 활약하는 기록을 남겼다. 2005년 말부터 축구 행정가로 변신했다.
2007년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로 FIFA 심판강사가 됐던 임 대표이사는 이듬해 순천향대학교에서 '아시아 여자축구 지역별 환경분석과 활성화 방안'이라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교수의 꿈을 키워왔다.
임 대표이사는 2011년 을지대학교 여가디자인학과 교수로 임용되면서 후배 양성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의 '축구 사랑'은 식지 않았고, 2011년 7월 강원FC의 구단주이자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지원 속에 처음 대표이사직에 도전했지만 이사들의 반대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역 연고가 없는데다 여성 대표이사에 대한 거부감과 구단 재정 확보에 대한 불투명함이 이사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악재가 됐다.
실망도 컸지만 임 대표이사는 구단의 이사로서 꾸준히 구단 행정에 힘을 보탰고, 마침내 2년 만에 뜻을 이루게 됐다.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는 구단주와 뜻이 맞아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최문순 지사의 지지를 받는 임 대표이사의 선임은 구단 운영에 좋은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9 12: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