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등극 후 첫 귀국…"그랜드슬램 할래요"
(영종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수많은 한국 골퍼 중 한 명이 아닌 '박인비' 이름 알린 게 가장 큰 수확이죠."
모처럼 고국 땅을 밟은 '골프 여왕'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10일 밤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미국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들어와 기쁘다"면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박인비는 지난달 중순부터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다.
그는 "많은 분의 관심을 받아 책임감이 느껴지고 골프장 밖에서도 할 일이 많아졌다"며 달라진 위상을 설명했다.
올해 처음 세웠던 목표를 다 이뤘다는 그는 새로운 목표도 이미 세워 돌아왔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가 아직 4개나 더 남아 또 우승하고 싶다"면서 "특히 US오픈과 올해부터 메이저대회가 된 에비앙 마스터스가 욕심 난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지난해 아쉽게 놓친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 나아가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꼭 이루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세계랭킹 1위'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지키려는 부담이 생긴 것도 사실.
박인비는 "스테이시 루이스가 잘 치면 언제든 순위가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경쟁자들과 포인트 차가 근소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중에서는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승부사로 유명한 박인비도 약혼자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32)씨 얘기에는 이내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약혼자와 밖에 나가 재미있는 것을 구경하고 돌아다니며 활동적으로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일상생활을 전했다.
독서와 한국 방송 프로그램도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남자골프의 대표주자인 최경주(43·SK텔레콤)가 쓴 '코리안탱크 최경주'를 감명깊게 읽었다고 소개했다.
박인비는 "최경주 선배님의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겸손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직후 노스텍사스 슛아웃 대회에서 우승했다"며 웃었다.
올 시즌 상승세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도 이어가려던 박인비는 이날 살롱파스컵 2라운드에서 손바닥이 아파 기권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일본에서 도착할 때부터 속이 좋지 않았다 피로가 겹치면서 손바닥이 욱신거려 앞으로의 일정을 위해 기권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에도 JLPGA 투어 대회에 나설 예정이나 컨디션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이달 말 바하마 대회부터는 LPGA 투어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0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