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외국인 선수도, 이렇다 할 전력 보강도 없이 2014시즌을 시작한 포항 스틸러스의 상승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 시즌 2관왕을 지휘한 황선홍 감독조차 "위기의 연장선"이라고 했던 올 시즌이지만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팀이 바로 포항이다.
포항은 K리그 클래식에서 승점 19(6승1무2패)로 9라운드까지 1위를 달리고 있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년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마땅한 자원이 없으면 유소년팀 출신 자원을 바탕으로 '만들어 내는' 기존의 방식에 올해는 '변화'를 통해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겨우내 터키 전지훈련에서부터 '멀티 포지션'을 실험한 황선홍 감독은 '원톱 자원 부족'으로 올 시즌 앞세운 제로톱에서 이명주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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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왼쪽)와 김승대 << 연합뉴스DB >>
- 이명주(왼쪽)와 김승대 << 연합뉴스DB >>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이명주는 데뷔 시즌인 2012년 5골 6도움으로 신인상을 받고, 지난해에는 7골 4도움을 올렸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8경기에서 3골 6도움을 올려 지난 시즌 전체 공격포인트 기록에 이미 근접했다.
경기 중 선수 교체 등으로 최전방 공격수가 생기면 이명주는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출전하고 있다.
'멀티 플레이어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재성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본업'으로 부르기가 무색할 정도로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측면 공격수인 조찬호와 문창진이 줄줄이 부상으로 나설 수 없게 되자 김재성은 그 자리를 메웠고, 수비에 공백이 생기면 수비진에도 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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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성(왼쪽) << 연합뉴스DB >>
- 김재성(왼쪽) << 연합뉴스DB >>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1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그는 2골을 폭발해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23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은 최근의 '변화무쌍한' 포항을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내는 경기였다.
16강 진출을 확정해 부담이 줄어든 이 경기에서 포항은 2년차 이진석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골키퍼로는 김다솔이 출전하는 등 선발진을 확 바꿨다.
황선홍 감독은 0-0으로 맞선 후반 막바지 2선 공격진의 신영준 대신 수비 자원인 윤준성을 투입해 마지막 교체카드를 썼는데, 윤준성은 원톱으로 뛰었다.
올해 3년차인 윤준성은 매년 K리그에 한 경기씩만 출전한 사실상 신예나 다름없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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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대 << 연합뉴스DB >>
- 김승대 << 연합뉴스DB >>
짧은 출전시간에도 윤준성은 종료 직전 회심의 헤딩슛으로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윤준성에게 스트라이커 훈련을 시키고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혀 또 다른 변화를 암시했다.
여기에 유소년팀 출신 신인 이광혁이 후반전에 투입돼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예비 스타'로 이름을 알렸다.
이미 앞서 유소년팀을 거쳐 입단한 김승대, 문창진 등은 프로 데뷔 2∼3년차인 올해 팀 전력의 중심에 서 있다.
신성의 꾸준한 등장과 누가 들어와도 어색하지 않은 조화, 적재적소의 변화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하나의 팀을 이루는 모습은 포항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4 10:4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