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홈구장 리글리필드(Wrigley Field)가 23일(현지시간) 100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날은 컵스 구단(1870년 창단)이 1914년 리글리필드(당시 명칭 위그먼파크)를 짓고 첫 경기를 치른 지 정확히 100년 되는 날이다.
컵스는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경기를 치르며 다양한 축하 행사를 가졌다.
두 팀은 현재 소속팀 유니폼 대신 100년 전 리글리필드 첫 경기 당시 맞상대였던 시카고 페더럴스와 캔자스시티 팩커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이 경기는 컵스의 전설적인 슬러거 어니 뱅크스(83), 빌리 윌리엄스(75), 퍼거슨 젠킨스(71), 글렌 베커트(73), 게리 매튜스(63) 등 유명 베테랑들과 라이언 뎀스터(36·보스턴 레드삭스) 등 소속을 옮긴 현역 선수들이 함께 지켜봤다.
컵스 구단은 팬들을 위해 컵케익과 100년 전 유니폼을 선물로 준비했고, 특히 리글리필드를 가로 1.5m 세로 1.2m 크기로 축소해 만든 181kg 중량의 초대형 축하케익을 마련해 관심을 모았다.
이 케익은 3이닝이 진행되는 동안 리글리필드 입구의 뱅크스 동상 앞에 전시됐다가 축하 자선행사가 열릴 시카고 필드뮤지엄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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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번째 생일 맞은 시카고 리글리필드 (AP=연합뉴스)
리글리필드는 시카고의 문화·역사적 명소이기도 하다.
1930년대에 심어진 외야 펜스의 고풍스러운 담쟁이넝쿨, 수작업으로 작동하는 구식 스코어보드, 경기 후 승패를 알려주는 청백 깃발 등은 MLB 최고 충성도를 자랑하는 컵스 팬들의 자부심이자 관광객들의 볼거리다.
리글리필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근지역은 '리글리빌'(Wrigleyville)로 통칭된다. 외야 담장 밖 주택가 건물 옥상에 조성된 루프탑 관중석, 젊은 분위기의 맥주집, 기념품 판매소 등이 특징이며 리글리필드 주차장 결핍이 초래한 광범위한 주차난 구역과 일치한다.
리글리필드는 보스턴 펜웨이파크(1912년 완공)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메이저리그 야구장이지만 펜웨이파크에 현대화 작업이 추진된 이후에도 옛모습을 유지해오다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로 창단됐다가 1907년부터 팀 명칭을 바꾼 컵스는 1907년과 1908년 두 해 연속 월드시리즈 챔피언십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리글리필드에 둥지를 튼 이후 100년 동안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비운의 기록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4 07: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