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선수 폭행 논란을 일으킨 박종환(76) 프로축구 성남FC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성남시는 선수 2명에 대한 폭행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박 감독이 22일 오전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 도중 미드필더 김성준과 신인 김남건의 안면을 때려 구단 조사를 받아왔다.
구단은 지난 19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 경기에 박 감독을 배제하도록 한 뒤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해왔다.
올시즌을 앞두고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성남FC의 초대 감독으로 지난해 12월 23일 선임된 박 감독은 이로써 프로 복귀 불과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 감독은 1983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현 FIFA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의 사상 첫 4강 진출 신화를 쓰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프로 무대에서는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이끌고 1993년부터 K리그 3연패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상징되는 그의 강압적인 지도 스타일을 두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아졌다.
실제로 그가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1983년 일부 선수들이 훈련장인 태릉선수촌을 무단 이탈하고 1995년에는 선수들과의 갈등으로 이른바 '코리아컵 음주 파문'이 이는 등 잡음이 끊이지를 않았다.
프로에서도 성남 일화와 대구FC를 이끌면서 심판을 폭행하거나 심판실에 난입하는 등의 행동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그의 이런 '경력'에도 성남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새로 출범한 시민구단 성남의 수장으로 그를 앉혔다.
성적에 비해 인기가 크게 떨어지는 대표적인 구단인 성남이 재출범 첫해 흥행에 성공하려면 '스타 감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박 감독은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감독직 임명식 자리에서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선수에게 손을 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강압적인 지도 스타일을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K리그 역대 최고령 사령탑이 된 박 감독은 '강호'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에 승리하는 등 올시즌 8라운드까지 2승3무3패를 기록 성남을 중위권인 7위로 이끌었다.
이 시장은 사과문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박 감독이 취임 초 약속했던 '변화한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지키지 못해 오늘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성남은 당분간 이상윤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2 17: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