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의 지독한 골 가뭄이 인내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모양이다.
경기 내용이 썩 나쁘지 않아 참고 지켜보던 최용수 서울 감독마저도 "심각한 상황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왕년의 최고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사령탑이 지휘하는 구단이 최악의 골 가뭄을 겪는다는 사실 때문에 관심을 더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급기야 직접 뛰고 싶다는 말까지 감독의 입에서 나왔다.
최용수 감독은 "내가 일주일 동안 몸을 만들고 투입되면 네 차례 득점기회 중에 한 번은 골을 넣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은 최근 계속 일방적 공세로 경기를 지배하고도 골 결정력 부족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진에 떨었다.
경기마다 결정적 골 기회가 네 차례 정도씩은 됐으나 번번이 상대 골키퍼를 영웅으로 만들거나 골대 불운에 울었다.
지난 16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는 차두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지난 20일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도 김진규의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이날 포항전과 지난 9일 상주 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원정경기에서 서울은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누렸다.
당연히 더 강도가 높은 공세가 펼쳐졌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두 경기 모두 패배했다.
심지어 키커가 골키퍼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인식되는 페널티킥에서도 결정력 부족이 노출됐다.
서울은 지난달 23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오스마르, 김진규가 두 차례 페널티킥을 연속 실축해 0-1로 졌다.
이달 1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도 오스마르가 한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해 2-2로 비겼다.
골 가뭄이 이 정도이면 올 시즌 서울에 '마(魔)가 끼었다'는 소리도 나올 법하다.
최용수 감독도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짓눌리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데얀, 몰리나 등 주포가 전열에서 떠나 공백을 메울 공격수들이 큰 부담 때문에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21일 현재 서울은 K리그 클래식에서 1승3무5패(승점 6)로 12개 구단 가운데 11위를 기록, 강등권을 헤매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승점 8로 센트럴코스트, 베이징 궈안, 히로시마(이상 6점)와 F조 혼전을 치르고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베이징과의 F조 마지막 홈 6차전에서 골 가뭄은 조별리그 탈락,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마감과 직결될 수 있는 까닭에 서울의 속은 더 타들어가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1 09: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