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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바로 '싱글벙글'
- (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30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스-삼성 라이온즈 전. 4회말 2사 1, 2루의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친 삼성 나바로가 기아의 실책을 틈타 홈까지 노리다가 태그아웃 당한 뒤 혀를 내밀며 웃고 있다. 2014.3.30 yi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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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28일 밤, 나바로가 홈런 치는 꿈 꿨는데"
4형제 중 장남, 어머니 보는 앞에서 맹활약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코리언 드림'을 품고 한국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야마이코 나바로(27·도미니카공화국)가 장타력을 과시하며 류중일(51)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나바로는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한국 무대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나바로는 1회말 무사 1루에서 KIA 오른손 선발 송은범의 시속 143㎞짜리 공을 잡아당겼다.
타구는 대구구장 왼쪽 폴을 강타했고, 나바로는 국내 무대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직구를 기다렸다"는 그의 노림수가 통했다.
첫 타석에서 팀에 선취점을 안긴 나바로는 4-3으로 삼성이 재역전한 4회말 2사 1·2루에서 송은범의 시속 131㎞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KIA 좌익수 김주찬은 공을 뒤로 흘렸고, 나바로가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1루와 2루를 차례로 밟은 나바로는 김재걸 3루 베이스 코치가 두 팔을 들어 "멈추라"는 사인을 보냈지만, 홈까지 내달렸다.
좌익수-유격수-포수로 이어진 KIA 수비진의 중계 플레이에 걸려 아웃.
나바로는 경기 뒤 "주루 코치 사인을 보고 멈추려고 했는데 발이 멈추지 않았다"고 애교를 담아 항변했다.
류 감독은 "나바로도 벌금을 내야 한다"면서도 흐뭇하게 웃었다.
나바로는 8회 볼넷으로 출루해,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발'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나바로는 한국 무대 데뷔전의 아쉬움을 홈런과 3루타에 담아 멀리 날려보냈다.
29일 KIA와의 개막전에서 나바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1-2로 뒤진 9회말 2사 3루 동점 기회에서 하이로 어센시어를 공략했지만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류중일 감독은 "안타가 되는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고 곱씹었다.
류 감독은 29일 개막전을 앞두고 "나바로가 좌측 홈런을 치고, 홈이 아닌 3루 관중석으로 뛰어가는 꿈을 꿨다"며 껄껄 웃었다.
꿈에 나바로가 나올 만큼, 류 감독은 나바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나바로는 루스 스캇(SK 와이번스)이나 호르헤 칸투(두산 베어스)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타자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진다.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그는 2010년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으나,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개인 통산 메이저리그 성적은 79경기, 180타수 37안타(타율 0.206), 2홈런, 20타점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643경기에 나서 타율 0.277, 64홈런, 352타점을 기록했다.
경력이 화려하지 않지만, 성공에 대한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
나바로는 4형제 중 첫째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26일 입국한 나바로의 어머니 마리사 나바로는 대구구장을 찾아 '코리언 드림'을 향해 뛰는 아들을 응원했다.
나바로는 어머니 얘기가 나오자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30 17: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