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는 5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허핑체육관에서 열린 제42회 윌리엄 존스컵 1차전에서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78위인 이란 국가대표팀에 87-44로 크게 이겼다.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BNK는 한국을 대표해 존스컵에 출전했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는 이란 국가대표팀을 시작으로 대만, 일본 샹송화장품, 필리핀 국가대표팀 등 총 6개 팀과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BNK는 6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대만 국가대표 상비군급 선수들로 구성된 대만 B팀과 2차전을 치른다. 박정은 감독은 주장 김한별을 비롯해 진안, 안혜지, 이소희, 김시온 등 베스트 멤버를 선발로 내세웠다.
BNK는 전원이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선 이란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외곽이 터지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1쿼터 시작 후 약 2분 만에 이소희가 3점으로 포문을 연 뒤 플로터까지 선보이며 고감도 슛감을 자랑했다. 김지은과 한엄지의 3점도 터져 BNK는 1쿼터를 22-6으로 크게 앞선 채 마무리했다. 2쿼터에도 이소희를 비롯해 김시온과 '이적생' 박다정까지 3점을 터트렸다.
용인 삼성생명에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최서연도 장기인 현란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득점을 기록해 BNK는 한때 32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진안이 3쿼터 종료 7분 32초를 남기고 네 번째 파울을 범했고, 2분 뒤 다섯 번째 파울로 퇴장되는 악재를 당해 최민주와 문지영이 힘을 합쳐 골 밑을 지키기 시작했다. 3쿼터에만 3점 두 방을 터트린 김시온의 활약으로 BNK는 69-29까지 달아났다. 4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긴 시점 박경림까지 자유투를 성공해 이날 출전한 12명의 선수가 모두 득점을 올렸다. 종료 3초 전 최서연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해 경기는 87-44로 마무리됐다.
이란은 이날 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3점이 2쿼터 종료 40여초 전에 나올 정도로 BNK에 꽁꽁 묶였다. 반면 BNK는 필드골 성공률 51.6%, 3점슛 성공률 41.4%로 득점을 계속했다.
이소희는 이날 3점 4방을 포함해 20점을 기록했고 필드골 성공률은 80%에 달했다. 김지은이 3점슛 성공률 71.4%로 3점 5방을 포함해 17점, 한엄지가 11점으로 뒤를 받쳤다. 안혜지는 7어시스트로 공격에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란은 셰이다 쇼자에이호네샤흐리가 12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한국에서 유니폼을 입고 찾아온 BNK 팬 두 명은 코트 가장 가까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대만에서 귀화한 진안의 부모 등 가족 또한 경기장을 찾아 딸의 경기를 지켜봤다.
BNK썸 박정은 감독 인터뷰
Q. 존스컵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은?
A. BNK 구단이 존스컵에 출전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을 대표해 나온 만큼 자부심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는 남은 경기에서 저희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지 시험해보는 경기였던 것 같다.
Q. 선수로서는 10년 전쯤에 존스컵에 참가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감독으로는 처음이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A. 선수로서 존스컵 대회를 항상 뛰면서 이런 좋은 대회가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지도자로서 나와보니까 또 영광이었다. 이런 대회가 앞으로도 잘 이어져서 후대에도 계속됐으면 좋겠다.
Q. 대만 농구와 한국 농구를 비교한다면?
A. 대만과 한국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그런지 대만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이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다. 서로 자주 경기를 해본 사이이기도 하다. 대만 선수들의 경우 신체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은 한국과 대만 모두 국제 무대에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앞으로 서로 교류를 잘 이어간다면 함께 발전할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오늘 좋았던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A. 대만에 미리 와서 케세이 라이프와 연습경기를 했었고, 그때부터 선수들에게 우리가 하는 농구를 보여주자고 했었다. 오늘은 그 부분을 선수들이 잘해준 것 같다. 아쉬웠던 부분은 식스맨들이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대만 전지훈련과 존스컵을 통해 베스트 5 멤버 외에 식스맨들을 키우려고 했는데 오늘은 식스맨들이 긴장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 부분이 아쉽다.
Q. 첫 경기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인 식스맨들을 어떻게 독려할 계획인가?
A. 국제대회 첫 경기였다. 경험이 없는 선수라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 약속된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치르면 긴장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 같다. 선수들에게 기본적인 것들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리바운드, 수비에 신경쓰고 집중해달라고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긴장은 자연스럽게 풀리기 마련이다.
Q. 고국에 온 진안이 대만에서 선수단의 생활적인 부분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A. 선수단 스케쥴을 진행하는 부분에서 진안이 큰 도움을 줬다. 무엇보다 많이 도움이 됐던 것은 먹는 부분이었다. 진안이 간식을 비롯해 여러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추천해준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대만에서 식사와 관련해서 특별히 힘든 부분이 적었던 것 같다.
Q. 이번 대회에서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대회를 나왔으니 일단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이 각자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대회였으면 좋겠다.
BNK썸 진안 인터뷰
Q.존스컵 출전이 처음인데, 가족들도 오고 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A.2022~2023시즌이 끝나고 우리 팀의 존스컵 출전이 결정됐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께 곧바로 연락드렸다. 내 경기를 볼 수 있게 됐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 용돈도 준비하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렇게 돼서 기뻤다.
Q.이번 대회에서 경기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도맡고 있다.
A.은퇴하면 이런 일도 할 수 있다고, 가이드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첫 경기를 평가해보자면.
A.만족을 모른다.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
Q.이번 대회 목표는.
A.다 이기는 게 가장 좋겠지만, 무엇보다 안 다치고 많은 것을 얻어서 한국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