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향한 프로야구 LG의 ‘외통수 FA 협상’
프로야구 구단 LG와 김현수의 자유계약선수(FA) 만남이 구체화된다면 둘 사이에 외나무 다리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겨울 FA 시장도 사실상 종반으로 향하고 있다. ‘대어’들이 팀 간 이동을 하는 핫이슈는 점차 정리되고 있다. 황재균(kt)에 이어 강민호(삼성)와 손아섭, 민병헌(이상 롯데) 등 주요 FA들이 정착지를 결정하면서 구매력을 갖고 시장에 나올 만한 구단과 복수 구단의 쟁탈전 속에 있던 선수는 매우 제한적으로 바뀌어있다. 이제 어쩌면 LG와 김현수가 올해의 선수 이동 시장을 마무리짓는 마지막 주자가 될 수도 있다.
협상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차선의 퇴로가 있어야 여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LG는 그렇지 못하다. 손아섭을 비롯한 영입 대상으로 뒀던 선수들을 놓치면서 당초 후보군에 뒀던 선수로는 김현수만이 시장에 남아있다. 더구나 LG는 김현수가 유일한 영입 대상인 것을 공공연히 알려두기까지 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몸값 흥정을 하는데 불리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FA 영입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외통수’에 걸린 가운데 특정 대상에 대한 구매 의지를 지나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을 남겨놓고 LG와 협상을 진행한다면, 그의 몸값은 고공행진을 할 여지가 많다. 실제 김현수가 국내 복귀를 선택할 것이라는 시각도 작잖다. 그간 FA 이동 상황에 개입해온 한 구단 관계자는 “김현수가 미국 시장을 여전히 알아보고 있지만, 국내 복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수는 올해 시장에 나왔던 FA 가운데 KBO리그 이력으로는 ‘넘버1’ 선수이기도 하다.
2006년 데뷔 뒤 10년간 KBO리그 평균 타율 0.318을 기록한 데다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에 입단하기 이전 시즌인 2015년에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8홈런 121타점을 올렸다. 여기에 FA 시장에서 ‘프리미엄 인증서’가 되고 있는 메이저리그 이력까지 갖추고 있어 ‘시장가’는 이미 높이 올라가있다. 지방의 한 구단은 김현수를 우선 영입 대상으로 뒀지만 눈높이 차이를 먼저 느끼고 제대로 접근조차 못했다는 후문이다. 반대로 보면 덩치 큰 김현수 또한 국내 복귀를 하자면 그를 품을 곳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LG로서 다행스러운 것은 김현수 국내 복귀시 경쟁을 할 만한 구단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이던 롯데가 FA 구매를 마친 데다 현재로서는 삼성도 강민호 다음의 추가 영입을 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김현수의 KBO리그 원소속구단인 두산 역시 올해 FA 시장에서는 미온적으로 외국인선수 영입과 내부 자원 발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LG와 김현수는 극적인 만남을 이룰까. 혹여 그런 조건이 된다면 몸값은 얼마나 오를까. FA 시장의 마지막 ‘빅 이슈’가 시간을 두고 조금씩 베일을 벗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닷컴 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