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달 말 경찰에서 전역한 김영후(30)가 프로축구 강원FC 복귀 골을 신고,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거는 강원을 든든하게 해주고 있다.
김영후는 30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성남 일화와의 34라운드에서 전반 28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강원은 김영후의 선제골에 후반 41분 최진호의 결승 골까지 더해 성남을 2-1로 꺾었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무를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원(승점 29)은 1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강등 안전권인 11위 경남FC(승점 32)와의 승점 3차이다.
김영후는 강원 복귀 후 첫 골을 터뜨렸다. 강원에 오고나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넣은 골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김영후는 "내가 경기에 뛰지 않는 동안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상대는 B그룹에서 가장 전력이 뛰어난 성남이었다"며 "'내가 선발로 나서서 경기를 그르치지 않을까, 복귀 골도 얼른 터져야 하는데' 하는 부담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부담감을 모두 이겨낸 김영후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서 기분이 상당히 좋다"고 흐뭇해했다.
김영후는 9월 말 경찰에서 전역, 바로 팀에 합류했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강원이 강등권인 13-14위에 머무는 터라 여유가 따로 없었다.
팀 분위기, 새 훈련 방식에 적응하느라 5㎏이 빠졌다고 했다.
김영후는 "경찰에서는 개인 훈련 위주였는데 강원에서는 훈련을 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한다"며 "처음에는 훈련하면 뒤처지는 감이 있었고 운동 한 번 하고 나면 2∼3㎏이 빠지는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아직 팀에는 적응 중이다. 그러나 김영후는 "팀원과의 호흡은 80∼90% 정도 맞아들어간다"며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강등 탈출에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김영후는 "팀이 강등될 것 같지 않다"며 당당히 답했다.
그는 "요즘 분위기가 좋아 선수들도 다 그렇게 믿고 있다"며 "감독님도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자력으로 강등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함께 하는 가족은 김영후에게 큰 힘이 돼주고 있다.
김영후는 경찰에 있던 1년 9개월간 가족과 떨어져 지냈다.
그러나 서울에 살던 아내가 최근 강원 숙소 근처에 집을 얻으면서 김영후의 가족이 간만에 한집에 살고 있다.
김영후는 "딸 하은이를 낳자마자 군대에 가서 아내가 딸을 혼자 키웠다"며 "아내에게 보답하고 아빠 없는 동안 건강하게 잘 자라준 딸 하은이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강원의 강등 탈출이다.
김영후는 "공격수이니만큼 앞으로 남은 올 시즌 5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고 싶다"면서도 "물론 현재 팀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서 팀이 강등권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31 10: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