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맞붙은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한창 못 칠 때 팬들이 놀리던 별명이 있다.
강력한 불펜을 갖추고도 3점을 못 뽑던 삼성을 향해 '삼점 라이온즈', 기복 심한 두산 타선을 향해서는 2점만 뽑는다고 '두점 베어스'라고 비꼬았다.
마운드 총력전으로 격돌하는 단기전에서 많은 득점을 바랄 수는 없지만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4차전에서 승리에 필요한 '두 점'을 1회 뽑아 2-1로 이기고 2001년 이후 12년 만의 패권 탈환에 1승을 남겼다.
반면 삼성은 3점은커녕 4안타 빈타에 허덕이며 이재우, 데릭 핸킨스, 정재훈, 윤명준이 이어 던진 두산 마운드에 꽁꽁 묶여 1점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9경기 혈전을 치르고 KS에 올라온 두산 마운드가 괴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고는 볼 수는 없다.
그만큼 많이 던진 탓이다. 두산 선발과 구원을 통틀어 시속 150㎞ 직구를 던지는 투수는 더스틴 니퍼트뿐이다.
그러나 KS 직행 후 3주를 쉰 삼성 방망이가 못쳐도 너무나 못치고 있다.
삼성은 KS 3경기에서 6안타→7안타→7안타를 치다가 급기야 이날 4차전에서는 4안타에 묶였다.
KS 4경기 득점은 총 7점에 불과해 경기당 평균 득점은 1.75점이다.
잔루는 7개→16개→4개→8개를 기록해 총 35개를 남겼다. 경기당 평균 잔루 수는 8.75개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5.22점을 뽑고 경기당 평균 7.51개 잔루만 남긴 삼성의 타격 성적과는 무척 거리가 멀다.
정규리그에서는 활발한 공격과 함께 많은 잔루를 남겼다면 KS에서는 2차전을 빼고는 이렇다 할 찬스조차 잡지 못해 끌려가고 있다.
삼성 타선은 이날 최고시속 143㎞짜리 직구로 스트라이크 존을 예리하게 파고 춤추는 체인지업을 던진 두산 선발 이재우에게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헌납하며 공략에 애를 먹었다.
채태인을 3번으로 올리고, 이번 시리즈에서 병살타 2개를 친 박석민을 5번으로 내려 타순 변화로 득점력을 높이고자 했으나 결정타 부족으로 3패(1승)째를 당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0-2로 뒤진 3회 볼넷 2개와 안타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박석민이 삼진으로 돌아선 장면은 삼성 공격의 꽉 막힌 현주소를 대변한다.
볼 카운트 2볼 0스트라이크의 절대 유리한 상황에서 박석민은 이재우의 바깥쪽 도망가는 슬라이더에 잇달아 방망이를 내 2볼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거저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박석민은 결국 몸쪽 높은 직구에 스윙도 못하고 삼진을 당해 두산의 기만 살려줬다.
0-2로 패색이 짙던 9회 최형우의 2루타, 박석민의 볼넷으로 이어간 무사 1,2루에서 힘없는 1루 땅볼로 물러난 '해결사' 이승엽의 타격은 보는 이들을 한동안 멍하게 했다.
진루타는 됐으나 득점타는 되지 못한 이승엽의 타구에 3루측 삼성 응원석과 1루 두산 응원석의 함성은 교차했다.
1점을 따라붙어 2사 2,3루 역전 기회에서 베테랑 진갑용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공격 첨병 배영섭이 이날까지 16타수 1안타, 6번으로 내려간 이승엽이 15타수 2안타에 머무는 등 승리에 열쇠를 쥔 두 타자의 부진이 너무 커 보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8 21:5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