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김태완(32)이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명품 조연'으로서 팀을 살리고 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태완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김태완은 무릎을 다친 주전 2루수 조동찬 대신 한국시리즈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주전 유격수 김상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정병곤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맡았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는 정병곤이었다.
김상수의 공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일 수도 있겠지만 정병곤보다 시선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김태완은 내야 수비에서는 물론 타석에서도 맹활약하며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던 팀에 기를 불어넣었다.
김태완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 전체 안타 7개의 절반에 가까운 3안타를 치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삼성 타자들 가운데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한 것은 김태완이 유일했다.
앞선 1∼2차전에서 7번 타자로 출전한 김태완은 3차전에서는 류 감독의 지시에 따라 상위 타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인 유희관이었기 때문이다.
오른손 타자 김태완은 유희관을 상대로 올해 정규시즌 동안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2차전 동안 7타수 1안타에 그친 데다 유희관과의 상대 전적도 좋지 않아 큰 기대를 걸기 어려웠다.
더구나 유희관은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1승에 평균자책점 0.84로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그러나 김태완은 첫 타석부터 유희관으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으나 김태완의 안타 한 방에 유희관은 흔들렸다.
삼성은 2회 이승엽이 유희관을 상대로 2루타를 치더니 4회에도 선두 타자 박석민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다.
연달아 안타를 두들겨 맞은 유희관은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여기에 수비 실책
까지 겹쳐 4회에 2점을 헌납했다.
김태완으로부터 시작된 '나비효과'였다.
김태완은 3회 병살타를 치긴 했으나 5회와 8회까지 부지런히 안타를 만들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삼성의 테이블 세터는 도무지 '밥상'을 차릴 줄을 몰랐다.
붙박이 톱타자 배영섭은 8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고, 1∼2차전에서 각각 2번 타자로 출전한 박한이(3타수 무안타)와 정형식(6타수 무안타)도 침묵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결과적으로 테이블 세터에 김태완을 투입한 류 감독의 선택이 들어맞은 것이다.
여전히 '한 방'이 부족해 애를 먹는 삼성이지만 백업으로 들어와 주전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는 김태완 덕에 조금씩 타선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8 10:3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