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마르첼로 리피(63·이탈리아) 중국 프로축구 광저우 헝다 감독은 FC서울이 상대팀 대접에 소홀했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리피 감독은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C서울과의 결승을 하루 앞두고 2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이 광저우를 위한 운동장을 마련해주지 않았다"며 "불공평한 대접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피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는 26일 같은 곳에서 서울과 아시아 정상을 놓고 첫 결전을 치른다.
중요한 경기를 코앞에 두고 리피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필승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리피 감독의 입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말은 뜻밖에도 서울에 대한 섭섭함이었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리피 감독은 먼저 "광저우가 쓸 운동장이 마땅하지 않아 어제 호텔에서 30분간 연습했다"고 입을 뗐다.
리피 감독은 "감독을 30년간 하면서 연습할 경기장이 없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UEFA 챔피언스리그 등 모든 대회를 통틀어 결승에 5번 올랐는데 이런 적도 처음"이라고 비판을 계속했다.
그러면서 "비록 이런 대우를 받았지만 서울이 광저우에 오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모든 대접을 해주겠다"고 강조해 중국 기자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묵는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자고 요청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리피 감독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데얀, 몰리나, 에스쿠데로 등 서울의 외국인 선수들과 광저우 용병에 대해 비교를 해달라는 질문에 리피 감독은 "서울이 외국인 선수는 더 강할지 몰라도 우리가 팀으로는 더 강하다"며 "우리는 외국인 선수에만 의존하진 않는다"고 받아쳤다.
1996년 유벤투스(이탈리아)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고국 대표팀을 정상에 앉힌 리피 감독은 AFC챔피언스리그도 그 대회 못지않은 중요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리피 감독은 "2년 동안 팀에 애정을 쏟고 많은 훈련을 하며 팀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며 "서울과 광저우 모두 기량이 비슷해서 내일 어느 팀이 이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수비수 김영권에 대해서는 "언제나 해왔듯 똑같은 역할과 임무를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광저우 주장 정즈는 "리그에서 1위를 확정한 덕분에 선수단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다"며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팀 전체가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프로연맹 관계자는 "서울이 광저우에 보조구장을 연습구장으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고 광저우도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는 AFC 기준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조구장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광저우에 이른 시간에 연습하라고 했는데 광저우가 저녁 늦게 훈련하는 바람에 불만을 표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5 12: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