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은퇴와 동시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2군 감독으로 새 출발하는 당대 최고 포수 박경완(41)이 후배 투수 김광현(25)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나타냈다.
박 신임 2군 감독은 22일 취재기자와 스마트폰 카카오톡에서 한 약식 인터뷰에서 지도자로 새로 시작하는 마음가짐, 선수로 23년간 뛴 소회 등을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23년간 터득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수할 예정"이라며 "특히 늘 배우는 자세로 젊은 선수들과 잘 융화해 SK의 미래 전력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감독은 다른 팀에서의 선수 연장도 생각하던 찰나 구단에서 2군 감독 제의를 받고 고심했다며 "구단의 파격적인 대우에 고맙게 생각하면서도 과연 팀을 잘 이끌 수 있을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해외로 코치 연수를 떠나는 것보다도 현장에 남아 있는 것이 훨씬 도움될 것이라는 생각도 2군 감독 수락에 한몫했다.
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에서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박 감독은 당대 최고의 투수 중 환상의 짝꿍을 뽑아달라는 물음에 "정민태(롯데 코치), 김수경(고양원더스)도 떠오르고 김광현이 불현듯 생각난다"고 답했다.
그는 "김광현의 첫해 성적(2007년 3승 7패, 평균자책점 3.62)을 보고 고민도, 연구도 많이 했다"며 "그 덕분인지 2년차에 엄청나게 발전해 속으로 너무 기뻤다"고 회고했다.
김광현은 2008년 16승 4패, 평균자책점 2.39를 올리고 SK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박 감독은 포수로서 김광현이 이 성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늘 신경을 많이 썼다고 애정을 보였다.
박 감독은 4연타석 홈런, 포수 최다 홈런 등 모든 기록에 다 애착이 가지만 나이가 들면서 팀 평균자책점을 중시했다며 "팀 평균자책점이라는 책임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 애증의 관계가 됐다"고 웃음을 보였다.
박 감독은 2군 코치들의 지도 노하우를 존중한다면서도 가볍게 선수 직접 지도에도 나설 뜻을 밝혀 자신의 뒤를 이을 대형 포수를 키울 생각도 있음을 내비쳤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2 10: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