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7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제25회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에는 '새 신부(新婦)'가 두 명 있다.
바로 올해 5월 결혼한 강영숙(32·186㎝)과 7월 웨딩마치를 올린 이연화(30·177㎝)가 그 주인공들이다.
나란히 구리 KDB생명 소속인 둘은 신혼의 재미도 반납한 채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에 매진하며 아시아선수권과 11월10일 막을 올리는 2013-210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이 끝나면 거의 곧바로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신혼'은 사실상 내년 봄 이후로 미뤄진 것과 다름이 없다.
21일 서울 종로구 하나외환 체육관에서 열린 대표팀과 부천 하나외환의 연습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강영숙은 "워낙 오래 사귀다가 결혼을 해서 그런지 남편이 이해를 잘해 주는 편"이라며 웃었다.
남편과 10년을 교제하다 결혼에 골인한 강영숙은 "오래 만나기도 했고 또 제가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그런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연화가 결혼에 이르도록 다리를 놔준 사람도 바로 강영숙이다. 같은 팀 후배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해줬고 둘은 강영숙보다 두 달 늦게 부부가 됐다.
이연화는 "저는 (강)영숙 언니처럼 오래 만나지는 않아 그런지 남편이 좀 서운해하는 편이에요"라고 말했다.
허리 통증으로 이날 연습 경기에 뛰지 않은 이연화는 "아무래도 몸도 좀 아프고 그러다 보니 걱정이 돼서 그런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강영숙과 이연화는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강영숙이 먼저 2000년에 우리은행에 입단했고 이연화가 2002년에 같은 팀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04년 9월에 트레이드로 신한은행으로 함께 이적했다. 당시 김영옥(은퇴)이 우리은행으로 옮기면서 강영숙, 이연화, 김나연(은퇴)이 한꺼번에 신한은행으로 갔다.
그러다가 바로 올해 1월 신한은행과 KDB생명의 3대3 대형 트레이드 때 또 같이 KDB생명으로 넘어왔으니 보통 인연이 아닌 셈이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무려 28점 차로 당한 참패를 되갚고 아시아 정상에 서야 신혼을 반납한 보람이 있을 터다.
강영숙은 "그때는 시즌이 끝나고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라 그랬던 면도 있다"며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연화 역시 "뛸 기회가 오면 1분이라도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며 "대표팀에서 나이가 중간쯤인데 허리 역할도 잘 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24일 태국 방콕으로 출국, 27일 중국과 1차전을 치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2 06: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