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13년 한국야구선수권대회 왕중왕을 가리는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가 24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를 3년 연속 우승한 삼성 라이온즈는 역시 첫 3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이라는 새 이정표를 향해 마지막 힘을 쏟아 붓는다.
정규리그 4위로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 베어스는 뒤집기로 사상 첫 4위 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대회요강에 따라 KS 1·2, 6·7차전은 삼성의 홈인 대구에서, 3∼5차전은 두산의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다.
양팀이 KS에서 맞붙기는 2005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선동열 감독(현 KIA 감독)이 이끌던 삼성이 김경문 감독(현 NC 감독)의 두산을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으로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삼성과 두산은 이후 2008년,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해 1승씩 나눠 가졌다.
2008년에는 두산이 이겼고, 2010년에는 삼성이 설욕해 한국시리즈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9승 7패로 삼성이 앞섰다.
두산은 전신 OB 시절 포함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3번 맞붙어 2승 1패를 올렸다.
김유동의 만루홈런으로 상징되는 1982년 한국시리즈에서 4승 1무 1패로 삼성을 물리쳤고 2001년에도 4승 2패를 거두고 마지막에 웃었다.
정규리그 3위 두산이 역전 우승을 차지한 2001년 이후 모두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가져간 점을 볼 때 두산이 12년 만에 또 기적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 삼성 '토종 선발 4총사+좌타 거포로 두산 넘는다'
삼성의 최대 강점은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마운드에 있다.
정규리그가 끝난 뒤 20일간 휴식을 거쳐 투수들은 지친 어깨를 싱싱하게 회복했다.
공동 다승왕 배영수(14승)를 필두로 윤성환·장원삼(이상 13승), 차우찬(10승) 등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토종 선발 4총사와 릭 밴덴헐크(7승)까지 선발진이 두산을 압도한다.
여기에 안지만, 심창민, 오승환이 이끄는 불펜진의 무게감도 두산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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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LG의 경기. 5-1로 승리한 두산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DB>>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할 때 쓴 한 경기 선발 투수 2명 투입(1+1) 전술을 이번에도 애용할 참이다.
오른손 투수가 위주인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최형우, 채태인 등 왼손 거포들에게 거는 기대감도 크다.
최형우와 채태인은 올해 두산과의 경기에서 각각 3할이 넘는 타율에 홈런 6방(최형우 4개·채태인 2개), 18타점을 합작했다.
여기에 시즌 내내 부진하던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면 삼성의 공격력은 더욱 막강해진다.
다만 왼쪽 손목뼈가 부러져 수술한 유격수 김상수와 무릎 부상으로 전력 질주가 힘든 2루수 조동찬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수비에서 큰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정병곤, 김태완 등 백업 선수들이 잘 받쳐줘야 삼성은 목표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
◇ 두산 ''혼연일체'+니퍼트·유희관 원 투 펀치로 삼성 잡는다'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를 차례로 격파해 약체라는 세간의 평가를 무색게 했다.
올가을을 위해 준비한 '혼연일체 최강 두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공격과 수비에서 한 차원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상위팀을 거푸 따돌렸다.
2연패 뒤 3연승으로 어렵게 통과한 준플레이오프와 달리 플레이오프에서는 공수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뽐내며 LG의 자멸을 유도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넥센, LG처럼 실수로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결국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르면서 더욱 끈끈해진 조직력과 벤치 파워로 삼성을 잡는 수밖에 없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올해 최대 히트 상품 유희관이 두산의 선봉에 선다.
등 통증은 물론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 통에 투구 밸런스 붕괴로 고전한 니퍼트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노련미로 승리를 따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올해 삼성과의 경기에서 3전 전승, 평균자책점 1.89를 올린 기량을 한국시리즈에서도 재연한다면 두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4⅓이닝 동안 1실점,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왼팔 유희관은 정규리그에서 삼성에 2승 1패, 평균자책점 1.91로 강했다.
완벽한 제구와 완급 조절이 삼성과의 대결에서도 빛을 발한다면 올가을 최고의 영웅이 될 수도 있다.
9경기에서 진을 뺀 타자들이 얼마만큼 빨리 체력을 되찾느냐도 두산의 행보를 좌우할 중대 변수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1 09: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