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훈 특파원 = "아쉽죠. 그래도 올해 후회 없어요."
18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원정팀 라커룸에 조용히 앉아 있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표정은 의외로 차분했다.
이날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0-9로 대패,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되면서 류현진도 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은 이날 다저스가 이기면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가름할 7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류현진은 "경기를 지면 다 서운하기 마련"이라고 7차전이 무산된데 대한 아쉬움을 거듭 표명하면서도 "내일 나갔으면 정말 부담은 컸을 것"이라고 큰 짐을 내려놓은 안도감도 숨기지 않았다.
정규 시즌에 14승8패와 방어율 3.0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고 세인트루이스와 리그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한국 선수 최초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되는 등 눈부신 1년을 보낸 그는 "후회없는 시즌"이라고 다저스에서 보낸 첫 해를 정의했다.
류현진은 "처음 다저스와 계약하고, 또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할 때 생각한 것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고 얻은 게 많았다"면서 "14승이나 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 시즌을 특별히 아픈 데 없이 끝까지 완주한 것도 아주 좋았다"라면서 부상없는 시즌이라는 사실에 큰 만족감을 보였다.
"한 시즌을 뛰어보니 체력에도 전혀 문제가 없더라"는 류현진은 "동부 지역 원정 때 시차 적응에 좀 애를 먹었는데 내년 되면 좀 나아지지 않겠냐"면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내년을 대비해 특별히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거의 없다"면서 "새로운 구종 개발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류현진은 가장 잘했던 경기로는 5월 에인절스를 상대로 거둔 완봉승과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된 세인트루이스와 리그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을 꼽았다.
"신인으로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해에 할만한 건 다 했다"는 류현진은 "월드시리즈 진출은 운이 안 된 것이고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 귀국 일정이나 내년 시즌을 대비한 훈련 일정 등 향후 계획은 전혀 잡아놓은 것이 없다는 류현진은 "푹 쉴 만큼 쉬고 생각하겠다"면서 "비시즌 때 한국에 가는 일정 등은 가족과 상의해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6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4이닝 7실점으로 허망하게 무너진 데 대해 "커쇼도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역시 가을 야구를 해본 팀이 다르긴 다르더라"고 6차전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류현진은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러 미국에 건너온 윤석민(27·기아 타이거즈)이 "(메이저리그 생활이) 할만 하냐고 묻길래 '정말 좋다'고 답해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9 14:17 송고